인간이 개와 스킨십할 때 눈을 마주 보면 뇌 활동이 비슷해지면서 공동관심(joint attention)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아기에 주로 관찰되는 공동관심이란 사물이나 특정 사건에 대한 주의를 타인과 공유하는 상호 작용이다.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1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들의 연구 내용은 이달 11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해온 개가 사람과 얼마나 강한 유대감으로 연결되는지 실험했다. 대면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 및 어린 비글 10쌍을 모은 연구팀은 5일간 함께 지내게 하고 뇌 활동을 머리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관찰했다.
사람과 개 10쌍은 A와 B 두 그룹으로 구분됐다. A 그룹은 사람과 개가 서로 시선을 맞추거나 어루만지는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B 그룹은 같은 공간에 머물렀지만 소통은 일절 없었다.
이후 인간과 개의 뇌파를 관찰한 연구팀은 서로 쳐다보며 쓰다듬을 때 뇌 송과체(송과선 또는 솔방울샘이라고도 함)가 자리한 두정부 및 전두부 활동이 활발한 것을 알아냈다. 중국과학원 웨이 렌 연구원은 "사람이 개를 그저 쓰다듬을 때도 뇌 활동은 비슷했지만 주로 두정부 영역만 활동했다"며 "전두부까지 뇌 활동이 활발해지려면 쓰다듬는 동시에 서로 눈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경우 전두부와 두정부의 뇌 활동은 공동관심과 깊이 연관된다"며 "회의를 하거나 어떤 문제를 함께 해결할 때 해당 영역의 활동이 사람끼리 일치하는 것은 이미 확인됐지만 사람과 개 사이에서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공동관심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다. 가수의 라이브 무대에서 청중이 일체감을 느끼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과학원은 이번 실험 결과가 인간이 개와 신경 수준에서 깊은 유대를 맺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입장이다.
웨이 렌 연구원은 "이번에 확인한 뇌 일부 영역 활동의 동기화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유대감은 인간에서 개로 전해져 간 것으로 추측된다"며 "5일간의 실험에서 사람이 개에 보인 유대가 점점 증가하면서 양자의 사이가 빠르게 깊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