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0년 넘게 현역으로 활동하는 미국 수학 교사가 화제다. 주말이면 무료로 학생들에게 개별 지도를 할 정도로 열정이 젊은 교사들 못지않다. 의학계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틈나는 대로 운동을 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고등학교는 1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학생들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현역 수학 교사 루 코코니스(91)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른바 '미러클 시니어'로 통하는 코코니스는 1959년부터 현재까지 이 학교에서 무려 64년간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와는 거리가 있지만, 스스로 제자들 눈높이에 맞춰 수학을 가르치는 열정적인 교사로 정평이 나 있다.
학교에 따르면, 코코니스는 학생이 이해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수학을 가르치는 것을 모토로 한다. 이 신념을 무려 64년간 유지하는 코코니스는 학교가 쉬는 토요일에도 무료반을 열어 진도가 늦은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코코니스가 지금까지 가르친 학생은 약 6400명이다. 열정 하나로 수학의 심오한 원리를 가르치는 코코니스는 열성적인 학생 팬도 여럿 보유할 정도로 알렉산드리아고등학교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학교가 코코니스에게 연간 지급하는 급여는 4800달러(약 650만원)로 다른 교사에 비해 적다. 가뜩이나 미국의 교사는 다른 대졸자에 비해 급여가 적고 스트레스가 많아 기피 대상으로 통하는데도 코코니스는 보람을 돈과 바꿀 수 없다는 주의다.
이 교사의 수업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코코니스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오직 두뇌와 수식으로 문제를 끈질기게 풀라고 가르친다. 디지털 기기로 수학 문제를 간단하게 풀 수 있는 시대지만, 학생들은 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코코니스의 수업을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고 평가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코코니스로부터 대수와 삼각함수를 배운 아메리칸대학교 이사장 그레고리 해칭스는 "미국에서 올해 은퇴하는 교사는 25만 명에 이를 전망이지만 코코니스 선생님은 아직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 없다"며 "애초에 은퇴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코코니스 선생님은 지금도 다른 교사보다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채점을 하는 등 귀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의학계는 코코니스가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며 늘 두뇌를 사용하며, 독신으로 살면서 가정생활에서 야기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점을 장수 비결로 들었다. 치열한 수업으로 고독감을 느낄 틈이 없고, 헬스장을 찾아 유산소 운동을 하는 등 수학자답게 건강을 과학적으로 챙길 줄 안다고 분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