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47) 영입 이래 시계 콜렉션에 공격적 행보를 보여온 구찌가 일본 한정판 모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누가 봐도 촌스러운 디자인 때문이다.
구찌는 지난 10일부터 일본 한정 손목시계를 판매 중이다. 직경 38㎜, 3기압 방수를 지원하는 이 시계의 가격은 25만3000엔(약 290만원)이다.
온통 황금색인 이 시계는 일본 한정판 답게 큼지막한 'グッチ(구찌)' 가타카나가 중앙에 새겨졌다. 그 위로 배열된 시간 및 분 표시창은 바늘 대신 휘어진 바(bar) 형태를 취했다.
시계가 공개되자 인터넷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구찌' 글자가 스티커가 아닌 실제냐는 비아냥부터 목욕탕 체중계를 떠올리게 한다는 쓴소리가 주를 이뤘다. 1970년대 아빠들이 들고 다니던 가짜 황금라이터가 떠올랐다는 평가도 눈에 띈다. 뭣보다 "중국산보다 짝퉁같다" "정품인데 가짜보다 더 가짜같다"는 평가가 뼈아프다.
미켈레는 구찌의 디자인에 극적인 르네상스 요소를 가미하기로 유명하다. 로마에 위치한 구찌 디자인 본사의 모더니즘 가구들을 골동품으로 교체한 일화가 유명하다. 컬렉션 발표 장소로 매번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물을 선택하는 고집으로도 잘 알려졌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