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종부터 메갈로돈의 조상에 이르는 다양한 상어의 이빨이 묻힌 심해 상어 무덤이 발견됐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아직 풀리지 않은 상어의 진화 미스터리를 풀어줄 열쇠라고 반겼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조사선 인베스티게이터 호를 통한 인도양 탐사 결과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CSIRO 조사팀은 호주 서해안에서 약 2500㎞ 떨어진 인도양 코코스 제도 해양공원 심해 탐사에서 상어 무덤을 확인했다. 심해에 숨은 상어 무덤에는 현생종은 물론 최대 수천만 년 전 지구 해양을 누빈 메갈로돈의 조상 이빨이 무더기로 묻혀 있었다.

코코스 제도 5.4㎞ 심해에서 건져 올린 상어 이빨 화석의 일부 <사진=빅토리아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Benjamin Healley>

조사팀 관계자는 “채취용 그물망을 처음 끌어올렸을 엄청난 해저 퇴적물을 보고 아무 수확도 없겠다고 낙담했다”며 “자세히 보니 퇴적물 곳곳에 큼직한 상어 이빨 화석이 묻혀 있었다”고 전했다.

CSIRO 조사팀이 5.4㎞ 심해에서 건져 올린 상어 이빨 화석은 무려 750점 이상이다. 청상아리부터 백상아리 등 현생종 상어를 비롯해 고대 상어의 이빨이 혼재된 점에서 무덤의 역사가 아주 오래됐다고 CSIRO는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이빨 화석 중에는 350만 년 전 멸종한 메갈로돈의 직계 조상의 것도 확인됐다”며 “어지간한 현생종 상어는 한입에 삼킬 정도로 거대한 메갈로돈은 상어 무덤에 묻힌 이빨 화석의 주인으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어 무덤에서 발굴된 메갈로돈 조상의 이빨 화석 <사진=빅토리아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Benjamin Healley>

물론 조사팀 생각은 어디까지나 추측으로, 추후 조사를 통해 이빨의 정확한 역사가 밝혀질 전망이다. 상어 같은 연골어류는 경골어류와 달리 치아 화석만 발견되기 때문에 몸집이나 체중, 생태 특정이 쉽지 않다.

경골에 비해 흐물흐물한 연골은 시간이 지나면 화석이 되지 않고 썩어 없어져 버린다. 즉 메갈로돈 같은 고대 상어의 몸집은 현존하는 이빨을 통해 추측한 것이다.

조사 관계자는 “현생종부터 고대 상어까지 다양한 개체의 이빨이 무더기로 묻힌 상어 무덤은 4억5000만 년에 걸친 상어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라고 평가했다.

CSIRO가 코코스 제도 탐사에서 발견한 신종 괭이상어 <사진=CSIRO 공식 홈페이지·Frederique Olivier>

CSIRO는 왜 코코스 제도 해저에 상어 사체가 집중적으로 쌓여왔는지 이유는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새로운 괭이상어를 발견하는 뜻밖의 성과도 냈다. 작고 줄무늬가 특징적인 새 괭이상어는 호주 고유종으로 보이며, 아직 이름도 정해지지 않은 신종이다.

세계 곳곳을 돌며 해상 및 수중 생태계를 조사하는 CSIRO의 인베스티게이터 호는 이달 중순까지 코코스 제도 부근의 다양한 수중 생태를 탐사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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