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1세로 추정되는 세계 최고령 신천옹(알바트로스)이 건강한 상태로 생태학자들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신천옹으로 알려진 ‘위즈덤’이 미국 국립 미드웨이 환초야생동물보호구역(Midway Atoll National Wildlife Refuge)으로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USFWS는 암컷인 위즈덤이 70살이 넘었음에도 산란하러 섬을 찾은 것으로 추측했다. 미국 하와이 제도 미드웨이 섬에는 번식기가 되면 신천옹을 비롯한 야생 조류들이 둥지를 틀기 위해 모여든다.

생태학자들이 일련번호를 매기고 추적 관찰해온 위즈덤은 현재 알려진 세계 최고령 신천옹이자 야생조류다. 지난해 2월 환초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산란한 것으로 확인된 위즈덤은 올해도 건강한 상태로 섬으로 돌아와 학자들을 기쁘게 했다.

71세로 추정되는 세계 최고령 야생조류 겸 신천옹 위즈덤 <사진=USFWS 공식 홈페이지>

USFWS에 따르면 위즈덤은 지금까지 알 약 50~60개를 낳았고, 여기서 새끼 약 30마리를 얻었다. 신천옹은 일부일처제로 알려졌지만 반려자를 잃은 암컷은 다른 수컷과 사이에서 알을 낳기도 한다.

관리국 관계자는 “신천옹은 통상 수컷이 처음 번식지에 들어가 암컷보다 먼저 둥지를 틀기 시작한다”며 “추수감사절인 지난 11월 24일 섬으로 돌아온 위즈덤은 파트너를 금세 찾았지만 현시점에서는 아직 산란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생태학자들과 위즈덤의 인연은 무려 6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저명한 조류학자 챈들러 로빈스는 1956년 위즈덤의 다리에 ‘Z333’이라고 적힌 식별 밴드를 부착했다. 밴드는 지난 2002년 교체됐는데, 번호는 그대로 유지됐다.

현존하는 최고령 야생조류 겸 신천옹 위즈덤. Z333이라는 식별 밴드가 보인다. <사진=USFWS 공식 홈페이지>

평생 야생조류 연구와 보호에 힘쓴 챈들러 로빈스는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죽기 전 잡지와 인터뷰에서 그는 “위즈덤은 오랜 세월 바닷새를 위협해온 다양한 위험을 피하는 법을 배운 아주 드문 개체”라고 돌아봤다.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신천옹이 40~60년간 살며, 60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위즈덤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생존 중인 신천옹은 61세로 추정된다.

USFWS 소속 조류학자들은 위즈덤이 아직 산란했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건강한 상태인 만큼 새로운 수컷과 조만간 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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