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태계의 정점에 군림하는 포식자 상어의 놀라운 재생 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관찰 보고서에서 등지느러미를 크게 다쳤다가 불과 1년 만에 약 90%까지 회복한 상어를 소개했다.

이 상어는 원래 연구팀이 위성 태그를 붙여 관찰해 왔다. 지느러미와 꼬리, 간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미흑점상어(silky shark)로, 지난해 7월 등지느러미가 크게 손상됐다. 연구팀은 상어가 얼마 못 가 죽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1년 만에 찾아온 상어는 등지느러미가 상당 수준 회복됐다.

2022년 7월 촬영된 미흑점상어. 등지느러미의 상당 부분이 뜯겨 나갔다. <사진=마이애미대학교 공식 홈페이지·Josh Schellenberg>

조사 관계자는 "해당 상어에 위성 태그를 부착한 것은 2022년 6월이며, 1개월 뒤 등지느러미를 크게 다친 것을 목격했다"며 "등지느러미 대부분이 잘려 나간 상처는 아주 끔찍했다. 아무래도 인간이 고의로 잘라낸 듯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상어를 거의 포기했는데 1년 만에 해당 개체가 다시 돌아왔다"며 "등지느러미에 입은 상처가 대부분 회복된 점을 한눈에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원래 상태는 아니지만 상처가 많이 아물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6월 촬영된 미흑점상어. 등지느러미가 원형 대비 87%까지 회복됐다. <사진=마이애미대학교 공식 홈페이지·Josh Schellenberg>

연구팀에 따르면 상어는 헤엄치는 데 중요한 등지느러미를 상당 부분 잃었다. 상처는 심한 감염증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었다. 다만 1년 만에 마주한 상어의 등지느러미는 원형의 87%까지 나았다.

상어가 가진 의외의 회복 능력이 확인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 노바사우스이스턴대학교는 지난 2월 수컷 백상아리의 등지느러미가 5년 만에 거의 완치된 관찰 보고서를 발표했다. 생물이 입은 외상이 시간이 흘러 복구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백상아리의 경우 그 속도나 치유 수준이 아주 뛰어났다. 

1년 만에 상당히 회복된 미흑점상어 등지느러미 <사진=마이애미대학교 공식 홈페이지·Josh Schellenberg>

열대와 온대 등 세계 대부분의 해역에 서식하는 미흑점상어는 성체의 몸길이가 약 2.5m다. 한때 개체가 많았지만 남획된 탓에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한 상태다.

조사 관계자는 "포식자인 상어는 먹이 활동이나 동료와 세력 다툼 등으로 자주 부상을 입는다. 이번에 관찰된 회복력은 아마 오랜 세월 진화를 거쳐 손에 넣었을 것"이라며 "경이로운 회복 능력은 아마 부상을 입었을 때 즉시 항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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