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발견된 망간 산화물이 과거 이 행성에 산소가 풍부한 대기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성의 망간 산화물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 등이 채취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화성 탐사 로버의 활동으로 지금까지 게일 크레이터와 엔데버 크레이터 바닥에서 발견된 망간 산화물이 산소가 포함된 대기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천문학계는 망간 산화물이 과거 화성에 풍부한 산소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다고 주목했다. 다만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이 가설을 실증하는 과정에서 다소 회의적인 결과를 얻었다.

NASA가 운용하는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금까지 관측에서 화성 표면에는 염소나 브롬 같은 할로겐 원소가 지구에 비해 풍부하게 포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할로겐과 산소가 만나면 강력한 산화제가 되기 때문에 망간 산화물이 생성될 환경이 조성된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기 전, 화성의 대기 연구에서는 할로겐 산화물이 고려되지 않았다. 유리산소(분리될 때 떨어져 나가는 산소) 혹은 자외선이 산화 반응의 주체로 여겨졌기 때문에 망간 산화물 생성에 대한 할로겐 산화물의 관여도 역시 불분명했다.

이런 점에서 연구팀은 할로겐 산화물인 염소산염과 브롬산염을 산화제 삼아 물이 있는 환경에서 망간의 산화 반응이 진행되는지 실험했다. 이 과정에서 염소산염이나 브롬산염은 유리산소와 비교해 수천~수백만 배의 속도로 망간 산화물을 생성하는 것이 확인됐다. 결정 구조 역시 큐리오시티가 화성 크레이터 안에서 발견한 망간 산화물과 비슷했다.

NASA가 2017년 공개한 지구와 젊은 화성의 비교 사진. 아티스트가 재현한 것으로, 실제 화성은 지구보다 절반가량 작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화성의 실제 환경을 고려할 때 염소산염이나 브롬산염은 활성산소종(일반 산소보다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성질이 강한 분자들)과 같은 다른 강력한 산화제보다 더 많은 망간 산화물을 생성한다"며 "적어도 망간 산화물이 과거 화성에 풍부한 유리산소가 있었다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실험이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화성에 유리산소가 없었다고 단언할 정도는 아니지만 존재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구에 산소가 필요 없는 생명체가 있듯 화성에서 산소가 필요 없는 생명이 탄생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며, 이번 발견이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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