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그리고 앉아 일을 보는 일본식 변기(화변기)의 물을 내리면 유해한 세균이 좌변기(양변기)의 2배 이상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체에 해로운 세균들이 뭉쳐 마치 구름같이 형성된다는 사실이 적잖은 충격을 준다.

중국지질대학교(CUG)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과 중국에도 널리 보급된 화변기는 대장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응집한 에어로졸을 발생하기 쉽다고 경고했다.

화장실 변기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물을 내리면 세균이 섞인 수만 개의 물방울이 흩어지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양변기에 편중됐기 때문에 연구팀은 아직도 남아있는 화변기의 세균 확산 수준에 주목했다.

일본식 변기는 물을 내릴 때 양변기에 비해 2배 많은 바이오 에어로졸이 발생한다. <사진=Toilets of Vietnam and the World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216: (Japan toilet) 캡처>

물을 내릴 때 세균 확산을 정밀 측정한 결과, 화변기는 양변기에 비해 공기 중에 방출되는 세균의 양이 현저히 많고, 황색 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의 바이오 에어로졸(세균을 포함한 미립자) 농도는 각각 1.7~2.6배와 1.2~1.4배였다.

조사 관계자는 "세균의 양 측정은 용변을 보기 전후로 나눠 이뤄졌다. 이를 통해 빈 변기를 흘려보내는 1차 수세에 비해 배설물이 있는 2차 수세는 바이오 에어로졸 농도가 훨씬 높았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최대 2.6배, 대장균은 최대 1.4배 방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화변기는 양변기에 비해 높이가 낮고 깊이도 얕기 때문에 더 많은 물방울이 튀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두 번째 수세에서는 바이오 에어로졸 농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방출되는 입자도 미세해졌다. 입자가 작으면 호흡에 의해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다"고 덧붙였다.

양변기라도 대량의 바이오 에어로졸을 피할 수 없기에 물을 내릴 때는 뚜껑을 닫으라고 학자들은 조언한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환기를 통해 바이오 에어로졸의 인체 유입을 상당량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풍기를 가동한 실험 결과, 환기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공기 중 세균의 양은 약 2분의 1로 줄었다. 공기 중에 흩날린 세균에 의한 건강의 악영향은 약 10분의 1로 떨어졌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공중화장실에서 바이오 에어로졸에 노출되는 것이 건강에 위협적임을 알게 해준다"며 "가급적 양변기를 쓰고 환풍을 자주 해야 바이오 에어로졸 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