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기존 전지의 단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적의 광물이 등장했다.

러시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 연구팀은 캄차카 반도에 자리한 화산 용암을 연구한 끝에 '페트로바이트(Petrovite)'라는 신종 광물을 발견했다고 21일 국제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늘색의 아름다운 색깔이 시선을 사로잡는 페트로바이트는 매우 특징적인 원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 원자 구조가 차세대 배터리가 풀어야할 난제를 해결할 비장의 카드라고 주장했다.

광물이 발견된 캄차카 반도의 톨바치크 화산(Tolbachik Volcano)은 이전부터 희귀한 원소 광물이 발굴된 복합화산(complex volcano)이다. 지난 1975~1976년과 2012~2013년 각각 분화한 이 화산에서는 학계의 관심을 끌만한 희귀광물이 여럿 발견됐다.  

페트로바이트(Petrovite) <사진=국립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분석 결과 신종 광물 페트로바이트는 나트륨 황산과 구리, 7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됐다. 화학식으로 나타내면 Na10CaCu2(SO4)8이 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주목할 부분은 산소 원자의 배열"이라며 "비슷한 것을 손에 꼽을 정도로 진귀한 화합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이나 휴대폰은 물론 보급이 확산되는 전기차도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다. 기존에 사용되던 니켈카드뮴전지와 같은 크기라도 용량이 3배에 달하고 메모리 현상이 없지만 가격이 비싸고 폭발 위험이 있다. 특히 전지의 핵심이 되는 리튬은 남미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국가간 이해관계에 따라 공급이 불안해질 위험이 상존한다. 남미 국가들의 정치상황이 언제 불안해질지 모르는 변수도 있다. 

물론 이를 대체할 전지도 개발되고 있다. 나트륨이온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원료인 나트륨은 바다나 육지에 널리 존재해 희귀 금속인 리튬과 달리 공급에 대한 불안은 없다. 가격 면에서도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특히 기술발달로 최근 성능 면에서 리튬이온배터리를 거의 따라잡았다. 다만 나트륨이온배터리도 큰 단점이 있다.

휴대폰에 많이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 <사진=pixabay>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양극과 음극 사이에 이온을 이동시켜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불활성 나트륨의 결정이 음극에 쌓여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 충전과 방전에 걸리는 시간도 점차 늘어난다. 

페트로바이트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유는 구조적 특성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다공질(porous) 구조, 즉 작은 구멍이 무수하게 많은 페트로바이트는 음극 소재로 최적화된 광물"이라고 설명했다.

즉 페트로바이트는 내부 공간이 작은 구멍들에 의해 길처럼 연결돼 있고, 덕분에 나트륨 원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이 성질이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음극 소재로 제격이라는 게 연구팀 주장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 하나는 전이금속의 부재다. 연구팀을 이끄는 스타니슬라프 필라토프 박사는 "전이금속을 대표하는 구리가 페트로바이트 안에 적다는 게 문제"라며 "이는 광물의 구조를 합성해 주면 해결될지도 모를 일이며, 향후 여기 집중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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