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고양이의 날을 맞아 인류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고양이의 역사와 발자취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개와 더불어 반려동물을 대표하는 고양이는 개만큼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는 고대 이집트인이 고양이를 애지중지하다 못해 신처럼 받든 대목이 여럿 등장한다. 사실 고양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 'cat'의 어원은 이집트가 자리한 북아프리카의 고대어 'quattah'다.

이집트인들은 반려묘가 죽으면 특별한 애도 기간을 가졌다. 가족 전원이 눈썹을 밀고 고양이의 죽음에 슬픔을 표현했다. 반려묘를 보낸 가족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간 눈썹 없이 지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반려묘를 지극히 아끼고 신격화했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신 바스테트는 머리가 고양이로 묘사됐다. <사진=pixabay>

고대 이집트인들의 세계관에서 고양이는 아주 특별했고 신성시됐다. 이집트인들은 고양이가 가족을 지켜주는 영험한 동물이라고 여겼다. 이를 잘 보여주는 조각상과 무덤 부장품은 얼마든 있다. 이집트 왕족은 고양이를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했다.

이집트인들은 고양이의 행동과 성격을 잘 관찰해 신을 창조했다. 인도인들이 소를 들여다보며 그 성질을 신에 반영한 것과 마찬가지다. 영국 리버풀박물관 역사 연구팀은 "원래 이집트인들은 고양이를 맹수나 독사를 막기 위해 가축화했다"며 "도도하면서도 사람을 따르는 고양이는 곧 인기를 얻었고, 바스테트 같은 일부 신으로 묘사되기에 이른다"고 전했다.

바스테트는 이집트의 풍요와 다산, 수호의 신이다. 행운을 이끌고 악령을 쫓는다고 전해진다. 이집트인들은 바스테트에 고양이를 대입했고, 이윽고 바스테트의 얼굴을 고양이로 묘사했다. 이집트 고대 도시 부바스티스 유적에는 바스테트를 비롯한 고양이 숭배의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고양이는 개와 또 다른 매력으로 널리 사랑받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묘 수는 250만 마리를 넘어섰다. <사진=pixabay>

리버풀박물관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차고도 넘쳤다"며 "고양이가 죽으면 정성을 다해 미라로 만들었고 오랜 시간 제사도 지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양이와 사후세계에서 함께 지낸다고 믿은 이집트들은 왕이나 귀족이 죽으면 반려묘를 함께 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역사학계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고양이 번식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본다. 고양이를 숭배하고 신을 위한 공물로도 이용한 고대 이집트인들이 고양이를 대량으로 번식할 방법을 고안했다는 이야기다.

리버풀박물관 연구팀은 "1890년대 영국인들이 이집트 유적에서 무려 18만 마리가 넘는 고양이 미라를 발견, 리버풀로 수송한 기록이 있다"며 "이집트인들이 아낀 고양이 미라들은 문화가 전혀 다른 영국에서 대부분 비료로 사용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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