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예술, 과학에 정통한 최고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뉴턴보다 100년 앞서 중력을 이해한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연구팀은 17일 공개한 논문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뉴턴보다 훨씬 전에 중력을 이해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논문은 이달 초 국제 학술지 ‘레오나르도(Leonardo)’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다빈치가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뉴턴보다 100년 이상 앞서 중력의 존재를 깨달았다는 사실을 그가 남긴 스케치에서 알아냈다. 뉴턴은 17세기 후반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의 개념을 떠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다빈치를 대표하는 인체비례도. 이를 통해 다빈치는 황금비를 떠올렸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다빈치의 노트에 그려진 삼각형에 주목했다. 다빈치의 스케치는 중력에 의한 물체의 운동과 실험자가 만들어낸 운동이 등가임을 나타내며 중력이 모종의 가속도임을 다빈치가 인식했음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 주장이다.

다빈치가 중력을 이해하기 위해 동원한 것은 사과가 아닌 물병이었다. 물병을 바로 옆으로 쓰러뜨리면 내부의 물이 흘러나온다. 연구팀은 이때 낙하하는 물방울의 속도에 맞춰 물병을 수평으로 당기면서 다빈치가 중력을 생각했다고 봤다.

조사 관계자는 “낙하하는 물방울을 사변, 물방울이 낙하한 거리와 물병의 움직임을 바닥 및 높이로 대입하면, 거기에 이등변 삼각형이 그려진다”며 “다빈치는 스케치에 이런 사실들을 분명하게 적어놨다”고 전했다.

중력에 관해 연구한 것으로 보인 다빈치의 스케치 일부 <사진=칼텍 공식 홈페이지>

이어 “다빈치는 물의 낙하 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점점 속도가 붙는 것과 더 이상 물병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낙하하는 물체의 속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는 인식은 지구의 만유인력 상수를 찾는 데 중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 주장대로라면 다빈치는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중력의 수수께끼와 가속도와 관계를 밝히는 독창적인 실험을 했다. 칼텍 연구팀은 다빈치가 이런 방법으로 중력의 원리를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 이해한 것으로 파악했다.

조사 관계자는 “걸출한 두뇌를 가진 다빈치는 낙하하는 물의 가속도를 수학적으로 나타내려고 했지만 완벽하지는 못했다”며 “당시에는 아직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단이 없었고 나중에 뉴턴이 고안한 미적분학도 없었던 것이 결정적 원인일 것”고 추측했다.

다빈치의 스케치 속 삼각형 실험을 칼텍이 재현한 애니메이션 <사진=칼텍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다빈치의 방법만으로 현대에 알려진 만유인력 정수의 97%가 산출됐다”며 “스케치를 보면, 다빈치가 중력의 효과를 이해하고 실험한 최초의 인간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다빈치는 문학과 예술, 의학, 과학은 물론 건축학, 요리 등 못 하는 게 없는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천재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우리가 그의 위대함을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그가 남긴 위업의 일부만 알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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