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조끼의 재료로 거론될 만큼 튼튼한 말굽버섯. 인공위성 몸체 등 다양한 활용이 기대되는 이 버섯의 강성은 독특한 구조적 특징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기술연구센터(VVT)는 방산이나 우주개발, 항공과 자동차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말굽버섯이 총알도 뚫지 못할 강성을 갖는 것은 독특한 3중 구조 때문이라고 27일 발표했다.

말굽버섯은 활엽수 줄기에 걸터앉은 것처럼 자라난다. 우리나라에도 흔한데, 큰 것은 두께가 최대 20㎝, 지름이 최대 50㎝에 달한다. 한눈에도 두툼한 말굽 모양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숲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말굽버섯 <사진=pixabay>

기력 회복에 좋다고 알려진 말굽버섯은 엄청난 강성을 가졌으면서 매우 가볍다. 핀란드 기술연구센터 연구팀은 말굽버섯의 구조적 특성이 이런 강성의 비밀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말굽버섯이 다른 버섯에 비해 크고 튼튼하며 가볍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X레이와 CT를 동원한 정밀 조사에서 단단한 외피와 미세한 다공층(context), 밀도가 높은 자실층(버섯 갓 안쪽 주름)으로 이어지는 3중 구조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 층 모두 주로 균사체로 이뤄져 있지만 구조와 밀도는 제각각"이라며 "각자 다른 방식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말굽버섯의 세 층은 결합된 형태로 어마어마한 강도를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말굽버섯을 옆으로 자른 그림. 단단한 껍질과 콘텍스트(context)라는 다공층, 그 아래 자실층 등 서로 다른 3층 구조를 갖고 있다. <사진=VVT 공식 홈페이지>

버섯은 원래 말랑말랑한 재질이지만 그 균사체나 세포벽을 재료로 한 천연 키틴질은 화성에 건물을 지어도 좋을 만큼 강성과 내연성 등이 뛰어나다.  

연구팀은 말굽버섯의 3중 구조를 이용하면 총탄을 막아주는 방탄조끼를 비롯해 비행기 몸체, 항공기 창문의 표면 코팅제 등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특히 말굽버섯이 조금만 가공해도 특성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이 버섯을 활용해 다양한 소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실체(버섯 갓 전체)가 포자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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