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지상이 아닌 바다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해저 기지가 건설된다. 인류의 수생화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는 전부터 이어졌지만 해저 거주 시설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전례가 없다.

영국 해양개발 업체 딥(Deep)은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류의 수생화를 가능하게 해줄 해저 기지 '센티널 시스템(Sentinel System)'을 소개했다.

딥은 인류의 장기 해저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항구적인 기지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물인 '센티널 시스템'은 지구 저궤도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비슷한 생존 장비들을 갖춰 200m 해저에 사람이 장기간 살게 한다.

모듈을 연결하는 구조의 센티널 시스템. 해저 200m에 조성된다. <사진=딥 공식 홈페이지>

업체는 '센티널 시스템'이 구축되는 2027년을 기점으로 인류의 완전한 수생화를 목표로 세웠다. 만약 실현되면 해양 연구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딥은 낙관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수심 200m 해수면 표층에 해저 기지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후보 지역은 영국 남서부 연안, 특히 웨일스로 완공되면 사람들은 잠수정을 통해 '센티넬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센티넬 시스템'의 특징 중 하나는 모듈식이라는 점"이라며 "쉽게 말해 설비나 부품을 추가하거나 교체하기 쉬워 자유롭게 디자인과 규모를 변경하거나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센티널 시스템' 모듈 내부의 생활 시설 <사진=딥 공식 홈페이지>

'센티널 시스템'의 내부 시설은 ISS에 비해서는 훨씬 쾌적하다. 물론 이미지대로 구현될지는 미지수지만, 사진상으로는 호텔에 가깝고 폐쇄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인류의 수생화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일단 장기간 사람이 해저에 머물게 되면 그만큼 현지 탐사가 쉬워진다. 해저는 풍부한 광물이 묻혀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의 진화에 얽힌 비밀에 접근할 정보를 품고 있다.

딥 관계자는 "해저 200m는 태양광이 들어오는 바다 중에서는 가장 깊은 곳"이라며 "여기에 해양생물의 90%가 서식하며, 광물 등 자원이 매장돼 있어 해저 조사는 인류의 미래에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센티널 시스템의 침실 <사진=딥 공식 홈페이지>

해양학계는 '센티널 시스템' 같은 해저 기지가 활성화되면 해수면에 국한되다시피 했던 해양 탐사의 개념 자체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깊은 심해를 제외하면 바다의 전체적인 탐사가 가능해지고 관찰이나 모니터링, 연구 방법도 죄다 개선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딥은 바다의 막대한 수압에 견딜 모듈의 구조 설계와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산소 및 전력 확충 시스템(재생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중 생활에서 야기되는 폐기물을 처리할 대형 바이오리액터도 고안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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