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돌고래가 게잡이 통발에서 미끼인 물고기만 교묘하게 빼먹는 순간이 수중 카메라에 잡혔다. 돌고래는 뇌와 몸통 크기의 비율이 인간과 가장 가깝고 침팬지, 큰까마귀와 더불어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생물로 꼽힌다.

서호주 번버리 돌핀 디스커버리 센터(Dolphin Discovery Centre)는 22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바닷속에 어부들이 설치한 게잡이 통발에 접근, 미끼만 꺼내 먹고 사라지는 돌고래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게잡이 통발 속 미끼만 교묘하게 빼내 먹는 돌고래 <사진=악셀 그로스만 인스타그램>

센터의 자원봉사자이자 영상작가 악셀 그로스만은 "영상은 번버리 해양 생태계 다큐멘터리의 일부로 쓰기 위해 촬영했다"며 "돌고래가 게잡이 통발에 접근해 길쭉한 주둥이로 미끼를 능숙하게 빼먹는 상황이 생생하게 담겼다"고 전했다.

이어 "돌고래가 통발 내부의 먹이통 뚜껑을 열도록 학습하고 행동하는 것이 카메라에 잡힌 건 전례가 없다"며 "돌고래가 육체적·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하고 학습하며 배운 내용을 실천한다는 걸 잘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덧붙였다.

샤크베이 돌핀 리서치 단체(Shark Bay Dolphin Research Alliance) 돌고래 전문가 사이먼 앨런은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번버리 해안의 게잡이 어획량이 최근 줄어든 것은 돌고래들의 게잡이 통발 서리 때문"이라며 "몸통과 주둥이, 이빨을 모두 능숙하게 이용해 수중의 게잡이 통발을 터는 돌고래들의 지능은 놀랍다"고 말했다. 

서호주 동물보호 단체들은 게잡이 어부들의 어획량을 유지하는 한편, 돌고래가 부상을 입지 않을 새로운 게잡이 통발을 개발했다. 뚜껑을 따면 먹이가 드러나는 기존 통발 대신 미끼를 철제 와이어로 모두 감싸 작은 게만 뜯어먹을 수 있게 하되, 돌고래 주둥이가 통발에 끼어 다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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