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시 우주복에 들러붙는 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줄 액체질소 스프레이가 개발됐다.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달 탐사나 여행 시 사람들이 착용할 우주복을 달의 먼지로부터 지켜줄 스프레이를 공개했다.

연구팀이 선을 보인 스프레이는 꾸준히 위험성이 제기돼 온 달 먼지를 막아준다. 달 표면에 널린 미세한 먼지는 아주 작은 틈으로 파고들 수 있어 우주복에 흠집을 내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액체질소 스프레이는 바비인형을 이용한 실험에서 약 98%의 미세 먼지를 제거했다. 이 정도라면 우주복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바비인형에 실제 우주복 소재로 만든 옷을 입히고 먼지를 잔뜩 붙인 뒤(왼쪽) 액체질소 스프레이를 뿌린 결과(가운데). 일반 먼지 제거 스프레이를 뿌린 오른쪽과 차이가 보인다. <사진=워싱턴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우리 스프레이는 진공 상태에서도 모의 제작된 달 먼지를 98% 이상 없애줬다"며 "달 표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먼지가 많으며, 정전기 때문에 온갖 것에 달라붙는다. 달의 고운 먼지는 유리 분말처럼 단단해 우주복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1960년대 유인 달 탐사 아폴로 계획을 실행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인들이 달 먼지에 시달리자 고민에 빠졌다. NASA에 따르면, 달 표면의 먼지는 아주 고운 연마제 같은 입자로 우주복은 물론 달 착륙선의 엔진이나 탐사 장비에 들어가 말썽을 일으켰다.

물론 NASA는 달의 먼지에 대비해 우주복을 비롯한 고가의 장비를 밀봉 처리했다. 그럼에도 달의 먼지는 상상보다 빨리 밀봉제를 망가뜨렸다. 우주인들은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 브러시를 사용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NASA는 우주비행사가 달의 먼지를 들이마실 경우 폐 장애를 겪을 수 있어 오는 2025년 이뤄질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에 사용할 확실한 대책을 찾고 있다.

아폴로 미션에 참가한 우주인들은 의외로 지독한 달 먼지에 골머리를 앓았다. <사진=pixabay>

액체질소 스프레이의 원리는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물을 떨어뜨릴 때 나타나는 라이덴 프로스트 현상이다. 어떤 액체가 끓는점보다 더 뜨거운 부분과 접촉할 경우 액체가 끓어오르면서 수증기 막이 만들어지는 것이 라이덴 프로스트의 대표적인 사례다.

아주 차가운 액체질소를 먼지가 붙은 우주복 표면에 뿌리면 먼지 입자가 라이덴 프로스트 현상으로 떠오르는데, 먼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소 증기를 타는 것이 이 스프레이의 원리다. 액체질소 스프레이 실험 결과 공기 중은 물론 진공 상태에서도 효과적으로 먼지를 털어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 관계자는 "아폴로 계획에서 우주인들이 사용한 브러시는 단 한 번에도 우주복에 흠집을 낼 수 있지만 액체질소 스프레이는 75회 사용 만에 균열이 확인됐다"며 "우주복의 내구성에 영향을 덜 주는 스프레이를 만들기 위해 추가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주립대학교의 액체질소 스프레이는 NASA가 주최하는 빅 아이디어 챌린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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