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까마귀 육회를 다룬 언론사 기사에 야생조류 전문가들의 비난이 집중됐다. 이바라키현 히타치나가의 전통 까마귀 육회를 자세히 다룬 한 신문 칼럼에 후생노동성까지 나서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7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 시내 주민들의 까마귀 육회 식문화를 소개했다. 이후 야생동물 전문가 및 의사들은 까마귀 고기를 날로 먹는 것이 아주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현지 전문의들은 야생조수의 고기를 날로 먹는 행위가 치명적인 간염 등을 일으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기온이 올라 식중독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야생동물의 생식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게 의사들 입장이다.

야생조류의 가슴살 등을 이용한 육회는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사진=pixabay>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일본의 일부 지역 식문화인 까마귀 육회를 먹으러 오지 않겠냐는 히타치나가 주민들 권유에 응했다. 호기심에 지난 2월 중순경 식사 모임에 참석한 기자는 주민들이 사냥한 까마귀 13마리를 조리해 함께 먹었다.

기사에 따르면 요리 중에는 간장에 절인 까마귀 가슴살 육회도 있었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기자는 의외로 잡내도 없고 맛도 깔끔했다고 감탄했다. 까마귀 생고기를 이용한 여러 요리를 접한 기자는 식중독 등 어떤 질병에도 걸리지 않았으며, 생소한 까마귀 육회가 주위에 추천할 정도로 맛있다고 전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의사와 과학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은 야생동물 날고기를 잘못 먹다 식중독을 넘어 치명적인 간염으로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의사는 “최근 이바라키현 내에 조류독감이 발생, 닭이 살처분됐는데도 까마귀 육회 이야기를 실은 도쿄신문은 무슨 의도냐”고 따졌다.

일본은 도시나 시골 등 각지에서 까마귀를 흔히 볼 수 있다. <사진=pixabay>

논란이 커지자 후생성도 나섰다. 후생성은 10일 공식 SNS를 통해 “야생 까마귀 생식은 E형 간염 바이러스, O157 등 장출혈성대장균이나 기생충에 의한 식중독 위험이 있다”며 “경우에 따라 섭취한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형 간염은 E형 간염 바이러스(HEV)가 원인이다.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통해 경구 감염되며, 일단 발병하면 대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히타치나카 시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까마귀 고기 생식을 전통문화로 친다. 까마귀 육회는 엄연히 이 지역 고유의 식문화고, 사람들은 함께 까마귀를 사냥해 한 집에 모여 요리해 나눠 먹는다.

후생성 식품감시과 관계자는 “까마귀 같은 야생동물은 어떤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는지 몰라 날로 먹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며 “일본 법에서 야생동물 생식을 금하지는 않고, 일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생동물 육회를 즐기지만 실은 없어져야 할 전통”이라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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