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잠수부 출신 교수가 100일간 수중 생활에 도전했다. 과연 인간이 3개월 넘게 물에서 버틸 수 있는지, 또한 신체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학계는 물론 일반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조셉 디트리(55)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수심 9m 깊이에서 100일간 머무는 극한 체험을 이달 1일 시작했다.

해군 복무 당시 잠수부로 활약한 조셉 디트리 교수는 물에서 인간이 버틴 기존 최고 기록 73일을 깨기 위해 일명 '프로젝트 넵튠 100'을 고안했다. 

로마신화 속 해신 넵튠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는 100일간 바다에서 버티는 것이 핵심. 교수는 단순히 세계기록을 깨는 것을 넘어, 고압의 수중 환경이 인체에 장기간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계획이다.

수중 호텔에서 100일 버티는 프로젝트를 몸소 진행 중인 조셉 디트리 교수 <사진=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현재 22일째에 접어든 '프로젝트 넵튠 100'의 구체적 내용은 이렇다. 수중 체류라고 해서 물과 직접 접촉하는 것은 아니다. 조셉 디트리 교수는 오는 6월 9일까지 플로리다 키 라고에 자리한 세계 유일의 수중 호텔 '줄스 언더시 로지(Jules’ Undersea Lodge)'의 수심 9m 방에서 지내게 된다.

'줄스 언더시 로지'는 한때 푸에르토리코 해안의 대륙붕을 조사하는 연구소였다. 천혜의 수중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끝난 뒤 수중 호텔로 조성됐다. 1인 1박 가격이 1125달러(약 150만원)로 비싸지만 색다른 체험을 하려는 이들에게 인기다.

조셉 디트리 교수는 이 호텔 방에 24시간 내내 머무는 것은 아니다. 수중에는 엄연히 수압이 존재하고, 인체에 상당한 영향을 주므로 일정 시간이 지내다 지상으로 올라오기를 정기적으로 반복한다. 전담 의료진은 수시로 교수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것은 인간이 100일이나 수중에 머무는 장기 실험이 그간 없었기 때문이다. 조셉 디트리 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의의는 수압이 인체에 주는 영향을 스스로 체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 키 라고의 수중 호텔 '줄스 언더시 로지'에서 머물고 있는 조셉 디트리 교수 <사진=줄스 언더시 로지 공식 홈페이지>

교수는 수압이 급격하게 걸릴 때 잠수병 등 치명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지만, 적당한 압력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는 심하지 않은 수압에 사람이 노출되면 세포 활성화로 수명이 늘고 노화로 인한 질병도 적어질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조셉 디트리 교수가 해군 복무 시절 경험한 포화 잠수가 영감을 줬다. 포화 잠수란 공기는 물론 고용량 산소 혼합기체에 헬륨가스 등을 충전해 인체가 보다 깊은 수심까지 내려가거나 오랜 시간 수중에 머물게 하는 기술이다. 해군 특수 요원들이 사용하며, 침몰한 선박의 승객 구조 및 시신 인양에 동원되는 기술이다.

조셉 디트리 교수는 "군 복무 당시 포화 잠수 경험을 통해 고압을 잘 이용하면 외상성 뇌 손상 등 치명적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그래도 위험한 실험이라 누구에게 시키기보다는 직접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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