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먼 우주에서 날아온 레이저를 지상에서 수신하는 실험이 성공하면서 우주 광통신 기술에 관심이 쏠렸다. 레이저 신호는 지난달 우주로 날아간 소행성 탐사선 '사이키(프시케, Psyche)'가 1600만㎞ 밖에서 보내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우주 광통신 기술이 이달 중순 실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뚜렷한 진전을 보였다고 전했다.

NASA는 이달 14일 '사이키' 탐사선이 발신한 레이저 신호를 미국 팔로마 천문대의 지름 5m 헤일망원경으로 수신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 레이저는 미국 캘리포니아 테이블마운틴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광통신망원경연구소가 최초로 쏘았고, '사이키'를 경유해 지구로 돌아왔다. 레이저는 이번 실험에서 지구와 달 사이 거리(약 38만3000㎞)의 40배에 달하는 1600만㎞를 이동했다.

NASA의 심우주광통신 실험의 개요. 사이키 탐사선(오른쪽)이 수신한 적외선 레이저가 이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마 천문대 헤일망원경에 수신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가 우주 광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는 전파를 통한 기존 우주 통신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빠르기 때문이다. 우주 광통신 기술이 완전히 실현되면 화성에서 찍은 동영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지구에서 접할 수 있다.

이번 레이저 송수신 테스트는 NASA가 진행하는 심우주광통신(deep space optical communications, DSOC)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DSOC의 목표 통신 속도는 기존 전파 통신 대비 최소 10배, 최대 100배다.

DSOC 개발에 참여한 NASA 엔지니어 트루디 코르테즈는 "DSOC 기술은 다양한 관측 정보나 고해상도 이미지 및 영상의 송수신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DSOC는 인류의 우주개발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심우주광통신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광통신망원경연구소가 쏜 레이저가 사이키 탐사선을 경유, 지구로 돌아오는 DSOC 실험이 최근 성공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지구와 다른 환경에 맞추기 위해 우주 광통신의 핵심은 적외선 레이저가 된다"며 "적외선을 레이저로 만든다고 전파보다 통신 속도가 올라가지 않지만 일반 레이저 통신에 비해 많은 정보를 보낼 수 있고 전력 소비량도 적은 데다 감청 위험도 덜하다"고 덧붙였다.

DSOC 기술은 통신 데이터를 레이저 광자를 이용해 기호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초전도 검출기를 비롯해 수신자 쪽에서 기호를 번역하는 복잡한 기기들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기술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직 많다.

트루디 코르테즈는 "DSCO 실현이 특히 어려운 것은 송신기 또는 수신기 위치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점"이라며 "이번 테스트에서 '사이키'가 쏜 레이저가 헤일망원경에 도달하는 데 약 50초가 걸렸는데, 탐사선이 우주 공간을 고속 이동하는 점을 향후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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