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0억 원 넘는 가격에 팔린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이 일반에 전시된다. 완벽한 티라노사우루스 표본은 아니지만 한 마리 분량을 정성껏 짜 맞춘 결과물이어서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스위스 경매 업체 콜러(Koller)는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주 550만 스위스프랑(약 82억 원)에 낙찰된 티라노사우루스 골격 표본을 벨기에 앤트워프 문화센터에서 일반에 전시한다고 전했다.

지난주 경매에서 82억 원에 낙찰된 '트리니티293(TRX–293 TRINITY)' <사진=콜러 공식 홈페이지>

이 골격 표본은 약 6500만~6700만 년 전 생존한 것으로 추측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뼈로 제작됐다. 세 마리 분량의 티라노사우루스 뼈 293개를 짜 맞췄다고 해서 ‘트리니티(Trinity, 삼위일체)293’으로 명명됐다.

지금까지 학자들이 연구해온 티라노사우루스 표본 중 가장 정교한 이 골격은 길이 11m가 넘고 높이도 4m에 달한다. 지난달 일반에 경매된다고 발표된 직후 큰 관심을 모았는데, 학자들은 보존 상태가 좋은 티라노사우루스 골격이 일반인 손에 넘어가면 고생물 연구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존하는 티라노사우루스 골격 중 가장 정교하다고 평가되는 '트리니티293(TRX–293 TRINITY)' <사진=콜러 공식 홈페이지>

당초 이 골격은 누구에게 낙찰됐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콜러는 이번에 전시를 결정하면서 낙찰자가 비영리 단체 포이보스 예술재단이라고 공표했다. 이 재단이 왜 티라노사우루스 골격을 구입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콜러 관계자는 “귀중한 공룡 골격이 민간 수집가에게 넘어가 학자나 일반인이 접할 기회가 영영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재단이 흔쾌히 허락한 덕에 약 6500만 년 전 지구상을 누빈 최강의 포식자 골격을 일반에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티라노사우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최근 새로운 주장들이 많이 나왔다. 일부 학자는 이 공룡이 이빨을 보호할 입술을 가졌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사진=포츠머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마크 위튼 교수>

티라노사우루스는 최근 연구를 통해 그간 알려진 정보들이 상당수 수정되고 있다. 브라질의 세계적인 뇌과학자 수잔나 허큘라노 하우젤 박사는 지난해 12월 낸 논문에서 티라노사우루스의 뇌가 생각보다 크며, 원숭이에 필적할 지능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달 미국 오번대학교와 영국 포츠머스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 과의 육식공룡들이 얇은 입술을 가져 이빨이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해 주목받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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