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이갈이가 식이섬유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오카야마대학교와 노틀담세이신여자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채소나 과일에 풍부한 식이섬유의 섭취량이 부족하면 수면 중 이갈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갈이는 의학적으로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갈아대는 행위로, 코골이와 마찬가지로 수면 중 발생해 본인은 대개 의식하지 못한다.
이갈이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불쾌한 소리를 내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 이를 가는 본인 역시 치아 마모나 저작 기능 저하 등 악영향을 받는다. 심하면 치아가 빠지거나 치주 질환이 진행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갈이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2021~2022년 각 대학 학생 및 대학원생 총 143명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이갈이를 하는 58명과 그렇지 않은 85명을 구분한 뒤 과거 1개월 넘게 섭취한 음식물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즐겨 먹는 채소나 과일이 무엇인지 들여다본 연구팀은 이갈이와 식이섬유 섭취량이 연관돼 있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식이섬유 섭취량 상위 25%와 하위 25%의 학생을 추려 이갈이 유무를 파악했다"며 "이를 가는 학생의 식이섬유 섭취량은 하루 평균 10.4g인데 비해 이를 갈지 않은 학생의 섭취량은 평균 13.4g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식이섬유와 이갈이의 영양학적 연관성과 함께, 치아 저작 활동에 주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면 평소 치아 저작 활동이 활발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잠들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이를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조사 관계자는 "사람은 잘 때 평소 육체적·정신적으로 모자라거나 억눌린 부분을 보상받으려는 특성을 가졌다"며 "이런 점에서 본다면 평소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 이갈이가 해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식이섬유 외에 껌이나 오징어 등 저작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음식물 역시 이갈이와 관련이 있는지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평소 저작 활동과 이갈이의 연관성이 확실히 입증될 경우, 사실상 마우스피스가 유일한 대안인 이갈이의 근본적 치료법이 개발될지 모른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