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수차례 실행이 중단된 '사이키(Psyche, 프시케)' 미션을 재개한다. 2022년 9월 예정됐다가 탐사선 개발과 소프트웨어 시험 지연으로 차질을 빚은 '사이키' 미션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소행성 '16 사이키'의 집중 탐사가 목적이다.

NASA는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소행성 '16 사이키'를 자세히 들여다볼 탐사선 '사이키'의 발사가 오는 10월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NASA는 "예정이 1년 넘게 늦어졌지만 미션 자체는 예정대로 계속된다"며 "많은 비밀을 간직한 '16 사이키'의 비밀이 마침내 벗겨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이키' 탐사선의 발사 예정일은 오는 10월 5~25일로 유동적이다. 탐사선은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의 39A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에 탑재돼 발사된다.

큰 충돌로 핵 일부가 노출된 특이 천체 '16 사이키'. 철, 니켈, 금으로 구성되며 가치는 무려 1000경 달러로 추산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 관계자는 "'사이키' 탐사선은 목표 지점까지 추진력을 얻기 위해 화성 중력을 이용하는 플라이 바이(근접 통과)를 실시할 것"이라며 "별문제가 없다면 발사로부터 약 6년 뒤인 2029년 8월 '16 사이키'에 도착한다"고 전했다.

목표물에 접근한 '사이키' 탐사선은 26개월에 걸쳐 '16 사이키'의 궤도를 돌며 다양한 고도에서 정밀 관측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얻은 사진 등 데이터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지상 운용팀에 전송된다.

현재 케네디 우주센터 인근에 보관 중인 '사이키' 탐사선은 이달 중으로 최종 조립을 마치게 된다. 시험 및 발사를 위한 작업은 7월 시작되며, 8~9월 발사대와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팰컨 헤비'에 탑재될 전망이다.

조립 중인 '사이키' 탐사선 <사진=NASA JPL 공식 홈페이지>

'16 사이키'는 화성과 목성의 공전궤도 사이 소행성대에 자리한다. 평균 지름은 달의 약 16분의 1인 226㎞로 추정된다. 세로로 자전하는 이 천체는 큰 충돌로 인해 핵 일부가 지표면을 뚫고 나온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구성 물질은 대부분 철, 니켈 또는 금으로 보인다.

NASA 학자들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16 사이키'의 가치가 무려 1000경 달러라고 주장했다. 이는 2023년 세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 약 105조 달러(약 13경6230조원)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16 사이키'가 철과 니켈이 많은 소행성으로 파악했다. 철과 니켈은 지구의 내핵을 이루는 물질이다. 니켈은 금속 표면의 합금 처리나 전지의 양극 소재 등으로 활용도가 아주 높다. 가격대가 기본적으로 높게 형성되는데, 9일 기준 국제 니켈 가격은 t(톤) 당 약 2만1000달러(약 2730만원)다.

'16 사이키'에 도달한 '사이키' 탐사선의 상상도. 도달 예상 시기는 오는 2029년 8월이다. <사진=NASA JPL·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사이키' 미션에 참여하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관계자는 "소행성은 보통 바위나 얼음으로 이뤄지지만 '16 사이키'는 금속이 꽉 찬 희한한 천체"라며 "지구와 같은 행성의 중심부(핵)에도 금속이 존재하므로 이 소행성의 조사는 지구의 내부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노다지 같은 이 소행성의 탐사가 여러 번 중단된 것은 독립심사위원회의 제동이다. NASA 전직 고위 간부 토마스 영이 이끄는 독립심사위원회는 '사이키' 미션의 효율이 지나치게 떨어진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해 11월 낸 보고서에서는 NASA JPL의 조직 상 문제가 '사이키' 탐사선의 발사 연기에 한몫을 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다만 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제기된 '사이키 미션'의 문제점이 NASA와 칼텍의 노력에 따라 빠른 시기에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장을 180도 선회했다. NASA의 '사이키' 미션 재개는 위원회의 입장 변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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