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의 나라 영국에서 마술과 오컬트 현상을 배우고 연구하는 대학 학과가 문을 연다. 

영국 액서터대학교는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마술 및 오컬트 관련 학문을 익히는 석사 과정을 내년 9월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학과가 개설된 것은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로 유명한 영국에서도 처음이다.

학교에 따르면, 이 석사 과정은 마술 그 자체는 물론 역사와 문화, 철학, 고고학, 사회학, 심리학, 심지어 연극과 종교 등 다양한 전문 분야를 아우른다. 다양한 학문을 탐구해 서양과 동양에서 발달한 마술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

영국 대학교가 마술과 오컬트에 관해 종합적으로 배우는 학과를 내년 개설한다. <사진=pixabay>

마술 학과 관계자는 "최근 학회 안팎에서 마술과 오컬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학문으로서 가치가 충분한 이들 분야를 대학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대인에게 마술이나 오컬트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이들 분야를 경시하는 풍조가 강했다"며 "그럼에도 음지에서 많은 이들이 미신을 믿고 집단의식을 갖는 것은 마술과 오컬트가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학계는 마술과 오컬트에 관한 문서가 중세 근대 역사나 문학, 종교뿐 아니라 과학, 철학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을 무시해 왔다. 마술과 오컬트를 정식 학문으로 인정하면 종교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여러 의견이 수시로 충돌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한 장면. 영국의 동명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다. <사진=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스틸>

엑서터대학교의 이번 결정은 마술에 대한 영국인들의 관심을 적극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조직화된 기존 종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줄면서 현재 영국에서는 민간에 전해지는 마술이나 타로카드,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이 각광받고 있다. 마술 숭배자를 뜻하는 단어 위칸(wiccan)도 유행이다.

마술 학과 관계자는 "새 학과 개설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우리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뜨겁다"며 "벌써 수백 건 문의가 들어왔고, 커리큘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영국 대학이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것 자체는 처음은 아니다. 영어권에서 여섯 번째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에든버러대학교는 유체이탈이나 심령 출몰, 사이코키네시스(염력) 등을 깊이 연구하는 교내 기관 '케스틀러(koestler)'를 운영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