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한 매실이 고혈압에 효과를 발휘하는 근본적인 구조가 밝혀졌다.

미국 템플대학교 생명공학자 에구치 사토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6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매실이 펩타이드 호르몬의 폭주를 막고 세포 에너지 스위치의 오작동도 예방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매실이 고혈압에 어떤 식으로 효과를 보이는지 알아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펩타이드 호르몬의 하나인 안지오텐신2를 주입한 뒤 한쪽에는 매실 추출물, 다른 한쪽에는 물을 급여했다. 

매실이 고혈압에 발휘하는 구체적 효과가 밝혀졌다. <사진=pixabay>

이 실험에서 고혈압을 막아주는 매실의 주요 기능 두 가지가 확인됐다. 첫째는 고혈압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펩타이드 호르몬 안지오텐신2의 제어다. 원래 혈압을 조절하는 안지오텐신2는 어떤 원인으로 기능이 과해지면 필요 이상으로 혈압을 올려버린다. 매실은 이런 안지오텐신2의 폭주를 억제했다.

에구치 교수는 "병원에서 처방하는 고혈압 약에는 대부분 안지오텐신2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성분이 들었다"며 "이런 약은 장복하면 아무래도 좋지 않고 일부 고혈압 환자는 약만으로 각종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매실 추출물의 두 번째 기능은 세포의 에너지 스위치 제어다. 에구치 교수는 "매실 성분은 세포가 에너지를 얻는 방법에도 관여하는 듯하다"며 "고혈압이 되면 세포 안에서 쓸 산소가 줄어 세포는 산소 대신 포도당을 분해한다. 이렇게 되면 산화 스트레스가 심해져 염증이 생기거나 혈관이 단단해진다"고 설명했다.

일본인들은 우메보시나 차 등 매실을 일상적으로 즐긴다. 우리나라도 음료나 청 등으로 매실을 곧잘 소비한다. <사진=pixabay>

교수는 "실험에서 물만 급여한 쥐는 대동맥이 단단하고 비대해진 반면 매실 추출물을 투여한 쥐는 이런 증상이 최소한으로 억제돼 있었다"며 "매실 추출물은 세포의 에너지 스위치를 조절해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를 잡아주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매실 추출물 중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이런 역할을 하는지 추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매실의 고혈압 억제 효과를 과신해 너무 많이 섭취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종 성인병을 몰고 다니는 고혈압은 동맥 혈압이 정상치를 벗어난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40㎜Hg(밀리미터수은주)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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