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인공육을 접하는 시대가 열렸다. 영국 정부의 승인에 따라 이달부터 세계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배양육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인공육은 환경에 부담을 주고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존 축산업을 대체할 식량으로 주목된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반려동물 식품 업체 미틀리(Meatly)는 25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달부터 선을 보인 인공육 간식 칙 바이트(Chick Bites)의 판매가 순조롭다고 전했다.

칙 바이트는 배양육을 원료로 사용한 반려동물 중에서 세계 처음으로 정식 유통되는 간식이다. 닭고기 대신 달걀에서 채취한 세포를 전용 시설에서 길러 만든 배양육과 식물을 조합해 완성됐다.

영국 업체 미틀리가 개발한 칙 바이트. 배양육을 사용한 반려동물 사료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일반에 유통되고 있다. <사진=미틀리 공식 홈페이지>

미틀리 관계자는 “우리는 동물을 죽이지 않는 노 킬 미트(no kill meat)를 지향한다”며 “기존 축산에 비해 환경 부하도 크게 경감되기 때문에 앞으로 반려동물 사료는 인공육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해 여름 세계 최초로 반려동물용 배양육 제조와 유통을 합법화했다. 영국 정부는 인공육이 반려동물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 않고 소와 돼지, 닭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줄며 환경오염도 덜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배양육은 동물을 직접 사육해 식육을 얻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세포를 실험실에서 키워 만든다. 배양육은 콩 등 식물 유래의 인공육과 더불어 대체육을 대표할 정도로 관련 기술과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고기를 제공하는 축산업은 환경오염이 심하고 토양과 물 등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사진=pixabay>

미틀리 관계자는 “칙 바이트의 경우 계란 1개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식물 성분과 섞어 제조한다”며 “이는 난세포 1개에서 무한정 증식한 세포로 반려동물에게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양육의 도입은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며 “유럽환경기구(EEA)에 따르면 배양육은 기존 쇠고기 생산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45%까지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무려 92%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사료나 간식에 배양육을 써도 된다는 사람은 거의 50%였다. <사진=미틀리 공식 홈페이지>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 영국은 연간 소비되는 고기의 약 20%가 반려동물용이다. 그동안 환경문제 논의는 주로 인간의 식생활에 집중돼 왔지만 반려동물 사료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게 영국 정부 입장이다.

배양육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지면서 인공육 보급 속도는 점차 빨라질 전망이다. 2022년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따르면 스스로 배양육을 먹는 것에 긍정적인 사람은 32.5%, 반려동물에 배양육을 제공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은 47.3%였다. 2023년 같은 조사에서 두 수치는 유의미하게 올라갔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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