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제국 병사들이 사용하다 유대인 반란군에 뺏긴 것으로 보이는 칼 네 자루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스라엘 유물관리국(IAA)은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에 자리한 동굴에서 발굴한 1900년 전 로마제국 칼을 소개했다.
칼이 나온 동굴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쪽 유대 광야(Judean Desert) 엔 게디(En Gedi) 자연보호구역에 자리한다. 칼들은 모두 유대인 반란군이 로마군으로부터 빼앗아 동굴 속에 숨긴 것으로 추측된다.
IAA 관계자는 "동굴에서 나온 칼 중에서 세 자루는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칼집에 들어간 채로 보존됐다"며 "철로 만든 칼날은 60~65㎝ 길이로 로마제국 장인들이 주조한 스파타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칼은 당시 유대 광야를 포함, 현재의 이스라엘 지역에 주둔한 로마제국 병사들이 장비한 가장 기본적인 무기였을 것"이라며 "칼자루 머리가 고리 모양으로 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스파타는 로마시대부터 500년 경까지 사용된 것으로 여겨지는 장검류다. 이번에 출토된 칼처럼 칼날이 직선 형태이며, 긴 것은 1m를 넘기도 한다. 스파타는 적을 벨 목적으로 몸체 양쪽을 날카롭게 벼린 실전 무기다.
IAA 관계자는 "132~136년 로마제국의 폭압에 맞서 유대인들이 일으킨 바르 코쿠바 반란 당시 로마 병사들을 쓰러뜨린 유대군이 전리품으로 칼을 구해 동굴 속에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바르 코쿠바에 대한 역사적 문헌이 적은 가운데 최근 관련 유물이 속속 햇빛을 보고 있다"며 "동굴과 무기가 숨겨져 있던 장소에 대한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됐으며 향후 많은 정보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AA는 현재 검 네 자루가 누구의 것이고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동굴에서는 50여 년 전 고대 히브리 비문이 새겨진 종유석이 발견된 만큼, 고대 로마와 유대 사이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이 명확히 떠오를지 모른다고 IAA는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