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제국 병사들이 사용하다 유대인 반란군에 뺏긴 것으로 보이는 칼 네 자루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스라엘 유물관리국(IAA)은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에 자리한 동굴에서 발굴한 1900년 전 로마제국 칼을 소개했다.

칼이 나온 동굴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쪽 유대 광야(Judean Desert) 엔 게디(En Gedi) 자연보호구역에 자리한다. 칼들은 모두 유대인 반란군이 로마군으로부터 빼앗아 동굴 속에 숨긴 것으로 추측된다.

칼자루 머리에 고리가 달린 로마제국 병사의 칼 <사진=IAA 공식 페이스북>

IAA 관계자는 "동굴에서 나온 칼 중에서 세 자루는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칼집에 들어간 채로 보존됐다"며 "철로 만든 칼날은 60~65㎝ 길이로 로마제국 장인들이 주조한 스파타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칼은 당시 유대 광야를 포함, 현재의 이스라엘 지역에 주둔한 로마제국 병사들이 장비한 가장 기본적인 무기였을 것"이라며 "칼자루 머리가 고리 모양으로 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엔 게디 자연보호구역 내 동굴에서 발굴된 로마제국 병사의 칼. 총 네 자루가 나왔다. <사진=IAA 공식 페이스북>

스파타는 로마시대부터 500년 경까지 사용된 것으로 여겨지는 장검류다. 이번에 출토된 칼처럼 칼날이 직선 형태이며, 긴 것은 1m를 넘기도 한다. 스파타는 적을 벨 목적으로 몸체 양쪽을 날카롭게 벼린 실전 무기다.  

IAA 관계자는 "132~136년 로마제국의 폭압에 맞서 유대인들이 일으킨 바르 코쿠바 반란 당시 로마 병사들을 쓰러뜨린 유대군이 전리품으로 칼을 구해 동굴 속에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마시대 칼이 출토된 동굴 <사진=IAA 공식 페이스북>

이어 "바르 코쿠바에 대한 역사적 문헌이 적은 가운데 최근 관련 유물이 속속 햇빛을 보고 있다"며 "동굴과 무기가 숨겨져 있던 장소에 대한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됐으며 향후 많은 정보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AA는 현재 검 네 자루가 누구의 것이고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동굴에서는 50여 년 전 고대 히브리 비문이 새겨진 종유석이 발견된 만큼, 고대 로마와 유대 사이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이 명확히 떠오를지 모른다고 IAA는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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