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일가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촬영 중인 가운데, 회장 암살을 사주한 파트리치아 레지아니(72)가 유감을 표했다.

파트리치아 레지아니는 최근 이탈리아 ANSA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House of Gucci)’가 자신의 과거를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레이디 가가가 본인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것이 못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인터뷰에서 파트리치아 레지아니는 “레이디 가가가 새 영화에서 저를 연기하는 것에 화가 난다”며 “실존인물을 연기하려면 촬영에 앞서 제작진이나 배우가 찾아오는 것이 예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작진은 물론 레이디 가가는 저를 위한 배려나 걱정은 눈곱만큼도 없는 모양”이라며 “이 영화로 제가 얻을 경제적 이득 같은 건 하나도 없다. 관객에게 욕만 먹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제 인생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그려지는 데도 제 의견은 하나도 묻지 않는 제작진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구찌 영화에 출연하는 레이디 가가 <사진=레이디 가가 인스타그램>

리들리 스콧의 ‘하우스 오브 구찌’는 구찌 창업자 구찌오 구찌의 손자이자 그룹 회장을 역임한 마우리치오 구찌 일가 이야기를 그린다. 1995년 마우리치오를 죽이라며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파트리치아 레지아니와 주변인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파트리치아는 마우리치오와 1973년 결혼해 두 딸을 낳았지만 1985년 남편이 젊은 여성과 외도하자 절망한다. 마우리치오는 출장을 간다며 집을 나간 채 가족에게 돌아오지 않기도 했다. 

결국 마우리치오와 파트리치아의 이혼은 1991년 성립됐다. 파트리치아는 이듬해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통해 일단 완치됐다. 4년 뒤 남편 살해를 의뢰한 데 대해 그는 "뇌종양 수술에 의해 정상적 사고가 불가능해진 탓"이라고 주장했다. 

'하우스 오브 구찌' 촬영 중인 아담 드라이버(왼쪽)와 레이디 가가 <사진=레이디 가가 인스타그램>

다만 법원은 사건 2년 후인 1998년 파트리치아의 고의성이 상당하다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18년 형기를 채우고 2016년 석방된 파트리치아를 대중은 ‘블랙 위도우’라고 불렀다.

지난달 말부터 이탈리아 촬영에 돌입한 ‘하우스 오브 구찌’는 경영권을 둘러싼 구찌 일가의 골육상잔을 다룬 사라 게이 포덴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스타워즈’ ‘결혼이야기’의 아담 드라이버(38)와 팝스타 겸 배우 레이디 가가(35)가 각각 마우리치오 구찌와 파트리치아 레지아니를 열연한다. 알 파치노(81)와 로버트 드 니로(78), 자레드 레토(50) 등 세계적인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기대를 모은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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