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리본을 부착한 듯 신기한 외형을 한 신종 식물이 미국 사막에서 발견됐다. 학계는 새 식물에 울리 데빌(Wooly Devil)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붙였다.

세계 최대 자연사박물관인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CAS)는 지난달 말 낸 생태 조사 보고서에서 국화과 해바라기속의 동료인 신종 식물 울리 데빌을 소개했다.

미국 텍사스주 빅 벤드 국립공원 사막의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신종 식물은 양모처럼 푹신푹신한 흰 털과 중앙의 작은 노란 꽃 주위에 붙은 리본 같은 꽃잎이 특징이다.

양모 같은 느낌의 보송보송한 털과 리본 같은 꽃잎이 인상적인 울리 데빌 <사진=CAS 공식 홈페이지>

미국 국립공원에서 새로운 식물이 발견된 것은 50년 만의 일이다. 울리 데빌은 지난해 3월 빅 벤드 국립공원 식물 연구에 나선 CAS 소속 학자 아이작 리히터 박사 등이 최초로 발견했다.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외형 때문에 사진을 찍어 학자들에 돌렸지만 아무도 정체를 몰랐다.

울리 데빌은 양모 같은 솜털(wool)에 발견된 장소 데빌스 덴(Devils Den)을 결합한 이름이다. 학명은 오비쿨라 비라디아타(Ovicula biradiata)로, 빅 벤드 국립공원 내에 서식하는 큰 뿔을 지닌 양 빅 혼을 상징한다.

리히터 박사는 “오비쿨라는 라틴어로 작은 양을 뜻하며, 잎을 덮는 흰 솜털에서 따온 학명”이라며 “비라디아타는 이중 방사상을 의미하며, 각 꽃에 뿔처럼 붙어 있는 꽃잎을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척박한 사막의 바위틈에서도 자라도록 진화한 울리 데빌 <사진=CAS 공식 홈페이지>

이어 “울리 데빌은 폭 7.5㎝의 작은 식물로 찾기가 쉽지 않다”며 “비가 온 뒤에 꽃을 피우는데 가혹한 건조지대에서는 좀처럼 개화가 어려운 식물”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유전자 배열 분석을 통해 울리 데빌이 국화과 해바라기의 동료임을 알 수 있었지만 속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속을 만들어야 했다. 특히 막 발견된 울리 데빌은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기 쉬워 보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리히터 박사는 “사막에 서식하는 식물들은 극단적인 가뭄과 강우 사이클에 적응해 진화해 왔지만 기후변화로 사막이 더 덥고 건조해지면 특화된 능력으로도 생존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빅 벤드 국립공원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울리 데빌은 폭 약 7.5㎝의 작은 식물이다. <사진=CAS 공식 홈페이지>

박사는 “게다가 울리 데빌은 비가 온 후 아주 잠시 꽃을 피우는 관계로 연구도 쉽지 않다”며 “항암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화합물을 만드는 것으로 추측되는 샘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추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한 식물”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광활한 빅 벤드 국립공원은 해발고도가 높은 삼림지대부터 사막지대까지 다양한 서식지에 무수한 생물종이 번식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아직 미발견 상태로 많은 학자들이 생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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