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절반이 텅 비었다는 연구 결과로 주목받은 소행성 '이토카와'에 물이 포함됐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이토카와'를 포함한 S형 소행성이 대체로 건조하다는 천문학계 통념을 깬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행성과학 연구팀은 13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소행성 '이토카와'의 근원이 된 모성에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토카와'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03~2010년 운용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1호'가 발견했다. '하야부사 1호'는 이 소행성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고, JAXA나 미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이 이를 분석해 왔다.
연구팀은 '이토카와'를 포함한 S형 소행성이 규산염으로 이뤄진 건조한 천체라는 가설에 의문을 품었다. S형 소행성은 전체 소행성의 약 17%를 차지하며,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의 약 67%로 생각된다.
조사 관계자는 "S형 소행성은 오랜 연구에도 물의 증거가 단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아 바싹 마른 암석 덩어리로 통한다"며 "태양계 탄생 시 태양 가까이서 만들어져 강한 열이나 천체 간 충돌로 물이 죄다 증발한 것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이 가설에 예외가 있을지 모른다고 본 연구팀은 '이토카와'에 주목했다. '이토카와' 샘플을 조사한 연구팀은 여기 포함된 염화나트륨, 즉 소금 결정을 확인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토카와'의 소금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99% 이상인 식탁염"이라며 "이런 소금이 생성되려면 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액체가 고순도 염화나트륨이 만들어지는 데 관여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이토카와'의 샘플을 실험실에서 분석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이토카와'에 물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지구 등 태양계 행성에 물을 가져다준 요인에서 S형 소행성이 빠진 오류를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학자들은 물이 존재하는 소행성이 대부분 태양계 바깥쪽 저온 환경에서 만들어진 C형 소행성이라고 생각했다. JAXA의 '하야부사 2호'와 NASA의 '오시리스-렉스'가 각각 샘플을 채취한 '류구'와 '베누'가 대표적이다.
조사 관계자는 "물론 이번 연구만으로 S형 소행성이 풍부한 물을 가졌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S형 소행성들이 탄생할 때부터 바싹 마르지는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 점에서 별의 형성 이론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