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모듈을 여럿 이어붙여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는 로봇이 개발됐다. 장비나 우주비행사가 머물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우주정거장 설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연구팀은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삼각형 판형 로봇 모리3(Mori-3)를 공개했다. 모리3는 평면 형태의 모듈이 기본이며,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 입체적인 움직임이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모리3 로봇의 개별 모듈. 2D 삼각형 모듈 2개를 이렇게 연결해 입체 로봇 몸체를 구성한다. <사진=EPFL 공식 홈페이지>

EPFL 관계자는 "2D 형태의 모듈을 합치면 3D 몸통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모리3는 삼각형이나 사각형 등 평면 물체들은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폴리곤 메시에서 모티브를 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리3는 각 모듈의 삼각형 변끼리 붙어 입체 몸통을 구성하는 로봇"이라며 "모듈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이어붙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모리3의 모듈 여러 개를 연결한 예시.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 <사진=EPFL 공식 홈페이지>

모리3가 투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우주다. 실제로 EPFL은 모리3를 우주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수용해 뒀다가 용도에 맞게 조립, 선외 작업 등에 동원할 가능성을 실험 중이다.

EPFL 관계자는 "모리3는 형태에 맞는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기능을 고도화하면 향후 우주선의 파손된 부분을 고치는 등 복잡한 작업도 가능할 것"이라며 "모듈을 연결해 다양한 구조를 구성하는 이런 로봇은 우주개발의 양상을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우주정거장에서 모리3를 활용하는 상상도. 작업용 로봇은 물론 벽체를 대신할 수도 있다. <사진=EPFL 공식 홈페이지>

로봇을 우주개발에 투입하는 노력은 전부터 계속됐다. 다만 미션에 맞는 용도별 로봇을 우주로 보내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고 조립된 형태로 보내다 보니 파손될 경우 피해가 막심하다.

EPFL 관계자는 "유인 달 탐사 등 우주개발을 추진하는 인류는 지구가 아닌 달, 화성 등 천체에 어떻게든 로봇을 보내야 한다"며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조립·분해할 수 있는 모듈형 로봇은 우주개발의 필수 장비로 자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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