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는 음악을 아무리 들어도 거기 담긴 감정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코패스가 클래식이나 랩 등 특정 음악을 이해하고 즐긴다는 일부 학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UPenn)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사이코패스는 음악이 전달하는 다양한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 학술지 'Cognition and Emotion' 37권에도 소개돼 반향을 일으킨 이 연구는 사이코패스 특성을 가진 사람을 보다 쉽게 특정할 방법으로 주목된다.

사이코패스는 음악에 담긴 메시지나 감동에 대체로 공감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연구팀은 사이코패스가 감정 제어를 관장하는 뇌 영역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에서 음악을 동원한 실험을 기획했다. 음악은 장르와 관계없이 작곡자의 감정을 듣는 이에 전달하고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다. 

800여 명의 남녀를 모집한 연구팀은 평온함과 슬픔, 두려움,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담은 음악을 들려줬다. 이어 각 곡이 전하는 감정과 그에 대한 감상을 적어 내게 했다. 아울러 실험 참가자들의 사이코패스 성향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도 이뤄졌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음악이 전하는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데 서툴렀다. 예컨대 어떤 음악이 표현한 특정 감정을 사이코패스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감동하지도 않았다. 이런 경향은 어둡고 공포감을 주는 음악이나 템포가 느린 곡에서 두드러졌다. 

사이코패스인 제임스 팰런 교수는 자신과 같은 이들의 특성을 분석하는 유명한 신경학자다. <빅 싱크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감정이 풍부한 음악을 듣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사이코패스의 특징인 감정처리 기능의 결함을 반영한다"며 "음악은 심신의 장애를 회복하고 문제 행동을 개선하는 힘이 있지만 사이코패스에게는 무용지물"이라고 설명했다.

사이코패스는 개인의 특성이나 행동을 설명하는 용어로 반드시 정신적 질환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대체로 양심이나 죄책감, 도덕관념, 윤리관이 결여되고 자기중심적이며 공감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진다. 모든 사이코패스가 패륜적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으며, 일부는 별일 없이 사람들과 섞여 평생을 산다. 제임스 팰런(75)처럼 교수로 활동하며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는 이도 있다.

실험 관계자는 "사이코패스는 감정 표현은 물론 어떤 감정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감정 변화를 유발하는 영화나 책을 이용, 보다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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