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나는 냄새로 성별을 96%까지 구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람의 체취는 화학적 지문과 같다는 이야기를 입증한 사례여서 관심이 쏠렸다.

미국 플로리다국제대학교(FIU) 생화학 연구팀은 8일 공식 SNS를 통해 손에서 나는 냄새를 분석, 사람의 성별을 높은 확률로 맞히는 신기술을 공개했다. 지난달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먼저 소개된 이 기술은 사람의 손에서 모은 냄새를 질량분석기로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우리의 후각은 미처 감지하지 못하지만 사실 사람의 손에서 끊임없이 냄새가 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냄새가 일종의 휘발성 화합물로 개인정보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성별 구분도 가능하다는 가설을 세웠다.

사람의 손에서는 후각이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 여러 냄새가 발생한다. <사진=pixabay>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남성과 여성 각 30명을 모집했다. 피실험자들은 모두 손을 깨끗이 씻어 화장품이나 향수 등에 의해 정보가 가려질 가능성을 없앴다. 연구팀은 대략 1시간 뒤 화장솜으로 각 피실험자의 손 냄새를 수집했다.

화장솜을 질량분석기로 분석한 연구팀은 여기서 나온 정보를 통해 통계학적 성별을 추측했다. 그 결과 가장 정확도가 높은 통계 모델의 정답률은 96.67%로 나타났다.

실험 관계자는 "원래 손 냄새는 신원 특정에 도움이 된다. 경찰견이 범죄 현장의 냄새로 그 주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좋은 예"라며 "손에서 나는 냄새는 바로 스캔하면 뭔가 떠오르는 QR코드는 아니지만, 여러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원하는 인물을 구분할 최적의 요소이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사람 손 냄새로 성별을 구분하는 방법을 고도화하면 경찰 수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냄새에 의한 성별 판정을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잘만 개발되면 이 방법으로 범행 용의자들 중 진범을 가려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에서 묻어나는 휘발성 화합물이나 유성 분비물은 지문과 함께 DNA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때문에 학자들은 인간의 체취로 뭔가 특정하는 실험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나이와 인종을 알아맞히는 시도도 활발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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