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에게 습격당한 듯 몸에 구멍이 뻥 뚫린 산갈치(regalecus russelli)의 사진이 공개됐다. 몸길이 약 2m의 산갈치 몸통에 난 구멍은 사람 손가락이 쉽게 들어갈 만큼 컸다.  

인스타그램 계정 'Wealth'는 14일 대만 북부 연안을 잠수하던 전문 다이버들이 촬영한 거대한 산갈치 사진과 영상을 소개했다.

산갈치는 수심 약 200~1000m에 서식한다. 다이버들에게는 잘 띄지 않는 심해어인데, 수심이 얕은 연안까지 올라온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이 산갈치는 상어에게 습격당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이빨 자국 2개가 선명했다.

대만 북부 연안에서 발견된 산갈치. 다이버들이 만질 정도로 접근이 가능했다. <사진=Wealth 공식 인스타그램>

해양생물 전문가는 "산갈치는 입 주변에서 시작해 꼬리까지 이어지는 등지느러미를 가졌고 이빨이나 비늘이 없다"며 "온몸을 거의 직립한 상태로 정지해 있다가 이동할 때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 헤엄친다"고 전했다.

이어 "산갈치는 심해어로 연안에 출몰하지 않으며, 이번처럼 가까이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한 사례도 드물다"며 "사람을 꺼리는 거대한 심해어를 눈앞에서 목격한 다이버들은 대단한 행운을 잡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어 이빨이 선명한 2m가량의 산갈치는 아직 어린 개체로 추측됐다. <사진= Wealth 공식 인스타그램>

실제로 산갈치는 평소 심해에 머물기 때문에 잠수정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면 다이버들에게 목격되는 일이 드물다. 산갈치가 사람들 눈에 띄는 건 죽은 채 해안으로 밀려올 때가 대부분이다. 다이버들은 심지어 구멍이 난 몸통을 만질 정도로 산갈치에 접근했다.

가장 긴 경골어류인 산갈치는 성체 몸길이가 10m 안팎까지 커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큰 표본은 무려 몸길이 약 11m다.

의외로 생태가 잘 연구되지 않은 산갈치는 오해도 많이 사는 어류다. 대표적인 것이 지진 등 자연재해가 임박하면 수면으로 올라온다는 설이다. 이는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게 학자들 견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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