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나 학습, 공격성, 공포 등 동물의 다양한 감정과 행동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약 6억5000만 년 전 탄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동물의 복잡한 행동과 감정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 모노아민의 연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모노아민은 아미노기 1개를 가진 화합물들을 뜻한다. 기분이나 수면, 식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쾌감이나 의욕에 관련된 도파민, 퍼포먼스를 높이고 집중력과 주의력을 높이는 아드레날린, 뇌 속 공포를 처리하는 노르아드레날린(노르에피네프린)이 대표적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감정, 학습과 관련된 모노아민은 약 6억5000만 년 전 좌우상칭동물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고대 생물의 유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노아민의 역사가 약 6억5000만 년 전 좌우상칭동물로부터 시작된 흔적을 찾아냈다. 좌우상칭동물은 흡충이나 편충 등 좌우상칭성이 나타나는 동물들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등장함으로써 지구의 생물 다양성이 확보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신경전달물질인 모노아민은 뇌와 신경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동물이 무언가를 학습하고 기억하거나 공격적이 되거나 꾸벅꾸벅 조는 일련의 현상들은 모노아민의 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인간에게도 필수적인 모노아민은 생명이 탄생했을 때부터 존재한 것은 아니다"며 "수리모델을 적용한 조사 과정에서 모노아민과 연결된 유전자를 진화시킨 생물은 약 6억5000만 년 전 좌우상칭동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이해하는 것은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연구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모노아민의 작용에 의한 복잡한 행동들이 오랜 세월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려주는 힌트가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모노아민의 신경 제어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란 5억4200만~5억3000만 년 전 새로운 생물이 지구상에 대거 탄생한 시기다. 이를 계기로 지금 살아있는 현생종 동물들의 문이 모두 갖춰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조사 관계자는 "모노아민을 이용한 신경 제어는 신경 작용에 유연성을 가져왔고 동물이 환경과 잘 어울릴 수 있게 했다"며 "이번 발견은 신경세포가 보상, 중독, 공격성, 섭식, 수면과 같은 행동들을 어떻게 제어하는지 밝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ps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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