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을 태양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행성으로 만든 '고리'는 1609년 갈릴레이가 최초로 발견했다. 당시 망원경 성능이 좋지 않아, 갈릴레이는 토성 양쪽에 귀 모양의 괴상한 물체가 붙어 있다고 표현했다.

이후 우주선으로 관측한 결과 토성의 고리는 넓이가 7만㎞에 달하며, 먼지나 암석이 섞여있는 수 ㎛(100만분의 1m)에서 수 m까지 다양한 크기의 얼음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천문학자들은 토성이 생성된 뒤 남은 물질이 고리를 이룬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자기장의 영향으로 고리에 있는 얼음입자들이 비처럼 토성에 쏟아지고, 중력에 의해 토성으로 끌려들어가는 등 고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토성의 고리 <사진=pixabay>

토성의 고리를 연구 중인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행성과학자 제임스 오도노휴는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를 통해 이 현상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토성의 고리는 전체 질량이 달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오도노휴는 "만약 우리의 달로 토성의 고리를 만든다면 5000개의 링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토성의 고리가 얼마나 얇고 연약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토성의 상층 대기를 연구하던 오도노휴와 연구팀도 토성의 고리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고리에서 토성으로 쏟아지는 물질은 초당 수천㎏에 달한다. 이런 속도라면 고리는 3억년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토성의 고리 회전을 설명하는 영상 <사진=Veritasium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The Secret of Synchronization' 캡처>

또 연구팀은 7개의 고리가 각각 다른 속도로 토성 주위를 돌고 있어, 태양계를 축소시킨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성에 가까운 쪽은 초속 23.2㎞로 빠르게 돌고, 먼 쪽은 초속 16.4㎞다. 이는 평균적으로는 음속의 70배에 달하는 속도다.

전반적인 속도는 빠르지만 같이 돌고 있는 얼음 알갱이끼리는 분당 몇㎝ 정도로만 거리가 좁혀지거나 멀어지는 정도라, 서로 부딪혀도 대단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오도노휴는 "토성의 고리는 안정적이지 않으며, 영구적인 특징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파편 지대처럼 보인다"며 "토성의 고리를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있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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