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이 지구 만큼이나 극심한 기후변화를 겪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는 화성 탐사차 주룽호가 모은 탐사 정보들을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20일 발표했다. CASC는 이번 연구 성과가 지구 기후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룽호는 중국이 처음 자체 개발한 화성 탐사 로버다. 2020년 6월 23일 발사돼 이듬해 5월 14일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주룽호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화성에 탐사차를 보낸 중국의 우주개발 실력을 상징하지만, 2022년 휴면 모드에 들어간 뒤 아직까지 작동하지 않고 있다.
CASC는 사실상 기능이 정지한 주룽호가 약 2년간 모은 화성 탐사 정보를 분석했다. 데이터의 대부분은 주룽호가 화성의 북반구 화산 지대 유토피아 평원 남단에서 수집한 급격한 풍향 변화를 보여줬다.
CASC 연구팀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화성의 빙하기에 형성된 초승달형 사구가 침식되고 모래언덕 위에 짙은 색의 세로줄 능선이 겹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특히 40만 년 전 화성은 풍향의 급격한 변화를 포함한 극적인 기후 변동이 있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주룽호가 착륙 지점 주변에서 모은 데이터를 통해 밝은 색의 초승달형 모래언덕이 '타르(Transverse aeolian ridges, TARs)' 지형 아래 묻혀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타르는 다른 경사각임에도 모래언덕 위에 형성됐다"고 전했다.
타르는 화성 각지의 모래 언덕을 채운 잔물결 같은 지형이다. 최고 높이 6m에 이르는 잔물결 지형은 대개 수십m 간격으로 광활하게 펼쳐진다. 타르는 일반적으로 바람의 방향에 가로로 형성되며 화성의 고대 수로와 분화구 내부에서도 발견된다.
연구팀은 화성 유토피아 평원의 타르들이 마지막 빙하시대가 끝나자마자 풍향이 북동에서 북서쪽으로 70° 가까이 급변한 탓에 형성됐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화성은 자전축 기울기 변화로 인해 가장 최근의 빙하기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자전축 기울기의 변화는 지구에서도 일어나는 일로, 장기적으로 기후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화성 기후 변화에 대한 탐사와 연구는 오랜 기간 학계의 큰 관심사였다"며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화성의 기후 변화를 이해하면 지구의 진화와 역사에 한발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