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본능적으로 중력을 감지하는 구조가 해명됐다. 작물의 줄기나 뿌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병해의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일본 기초생물학연구소(NIBB)는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식물 중력굴성의 구조를 규명한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중력굴성이란 중력에 대한 굴성으로 식물의 줄기는 위쪽, 뿌리는 아래쪽으로 자라는 성질을 의미한다.

식물이 중력의 방향을 감지해 줄기나 뿌리의 성장 방향을 제어하는 메커니즘은 오랜 연구 대상이지만 여태 그 구조가 알려지지 않았다. NIBB 연구팀은 식물이 감지한 중력을 일종의 생체 신호로 전달한다고 보고 실험을 거듭했다.

식물 중력굴성의 개요도. 세포에 포함된 아밀로플라스트(アミロプラスト)가 중력을 감지, 그 방향으로 이동한다(A). 기관이 기울면 중력 방향으로 더 많은 옥신이 분포하게 되고, 세포 성장이 제어돼 지상부는 위로, 뿌리는 아래로 향해 휘어진다(B). <사진=NIBB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식물은 중력을 감지하는 특수 세포를 가졌는데, 그 내부 구조를 알아낸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성과"라며 "전분을 축적한 무거운 녹말체 아밀로플라스트가 세포 내에서 아래로 가라앉는 과정을 통해 중력을 감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식물 성장에 관여하는 호르몬 옥신은 아밀로플라스트가 감지한 방향으로 모여든다"며 "옥신이 줄기 또는 뿌리 쪽으로 모이면서 중력굴성이 발휘되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옥신의 영향으로 식물의 줄기나 뿌리의 성장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이미 밝혀진 바다. 다만 아밀로플라스트가 감지한 중력의 자극이 옥신까지 연결되는 식물의 생체 신호가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물은 중력굴성을 파악해 줄기는 위로, 뿌리는 아래로 자란다. 그 구조를 해명하는 실험이 일본에서 성공했다. <사진=pixabay>

이번 연구에서는 시료를 회전시켜 그 움직임을 명확하게 관찰하는 장비가 동원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옥신의 식물 내 움직임에 관여하는 단백질 레이지(LZY)를 파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아밀로플라스트가 중력을 감지하면, 내부에 존재하는 LZY가 줄기 또는 뿌리 주위의 세포막으로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LZY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면 농작물의 중력굴성에 이상이 생겨 뿌리가 너무 자라나거나 줄기가 구부러지는 농작물의 병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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