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개발 업체들의 기술이 어지간한 국가 기관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현역 국제우주정거정(ISS)이 퇴역한 뒤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제기됐다.
NASA는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30년 예정된 ISS의 퇴역 후 새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운용 전까지 발생할 공백을 민간 업체가 감당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NASA는 노후한 ISS를 이어 우주개발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새 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지구가 아닌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얹는 것은 달 집중 개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NASA는 '루나 게이트웨이'가 완성되기 전 공백을 고려해 지난해 '포스트 ISS 프로젝트'를 발표할 당시 민간 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에라 스페이스 및 블루 오리진의 '오비탈 리프(Orbital Reef), 액시엄 스페이스의 '액시엄 스테이션(Axiom Station)', 나노랙스의 '스타랩(Starlab)'이 ISS를 대체할 시설로 꼽힌다.
지난 2000년부터 가동된 ISS는 NASA와 유럽우주국(ESA), 러시아우주국(ROSCOSMOS), 캐나다우주국(C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 운용하고 있다. 제작에는 이들 기관과 더불어 이탈리아우주국(ASI)도 참가했다.
ISS의 운용 기한은 다양한 탐사선들과 마찬가지로 그간 정기적으로 연장돼 왔다. 현재 마지막으로 설정된 운용 기간은 2030년 말이다. 러시아는 이보다 2년 앞서 ISS 운용을 마감한다.
원래 ISS의 퇴역은 2025년으로 점쳐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ISS에 대한 예산 지원을 2025년 마감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방안은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며 흐지부지됐고 ISS의 생명줄은 대략 5년이 길어졌다.
트럼프의 선언과 무관하게 NASA는 ISS가 너무 낡아 새로운 우주정거장 가동을 목표로 해왔다. ISS는 25년간 많은 성과를 냈지만 최근 고장과 결함이 부쩍 잦아졌다. 지난달 발생한 ISS의 정전은 NASA의 이런 의지를 더 강하게 했다.
NASA의 ISS 고위 책임자 로빈 게이튼스는 최근 열린 ISS 연구개발회의(ISSRDC)에서 "우주개발에 참여한 학자나 비행사, 페이로드의 운송을 고려할 때, 늦어도 2028년에는 ISS와 '루나 게이트웨이'를 연결한 대체 우주정거장이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SS는 퇴역하더라도 지구 저궤도를 계속 돌며 다른 활동에 활용된다. NASA는 다양한 상업 활동, 일테면 우주관광을 지원하는 시설로 가동할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우주정거장 개발 양상은 지난해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의 완성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그해 일본 민간기업 디지털 블라스트가 모듈 3개로 구성되는 민간 우주정거장 'Commercial Space Station(CSS)'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거 ISS 하나에 집중됐던 우주개발 전진기지의 역할은 빠르게 분산될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