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500년 전 뱃사람들이 액막이 용도로 쓴 것으로 보이는 대리석 원반이 지중해에서 발견됐다.
이스라엘 유물관리국(IAA)은 최근 공식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중해에서 건진 매끄러운 대리석 원반은 오래전 사람들의 액막이 의식에 동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원반은 수상 안전요원으로 일하는 남성이 처음 발견했다. 아침 수영 중 해안 얕은 지점에서 원반을 건진 남성은 값진 유물인가 싶어 IAA에 감정을 의뢰했다.
IAA 연구팀은 원반이 나온 지점에 고대 난파선이 많은 점에서 일단 가치 있는 유물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악령과 마녀의 저주, 자연재해로부터 배를 지키기 위해 만든 액막이 부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2500여 년 전 지중해 국가들의 도자기나 모자이크, 동전에 그려진 그림과 대조를 통해 이 원반이 뱃머리에 부착되는 액막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당시 사람들은 뱃머리에 이런 부적을 매달고 선원들과 화물이 모두 무사하기를 빌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배에 이런 액막이를 매달거나 선원이 지니는 풍습은 현재 포르투갈, 그리스, 몰타 공화국 등에서 이어진다"며 "우리가 분석한 원반은 아무래도 선원들에게 찾아온 비극적 운명을 막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AA에 따르면 이번 원반은 모래 색상의 대리석 재질에 지름은 약 20㎝다. 완벽한 원형이며 옆에서 보면 하부는 평평하고 상부는 약간 부풀었다. 구멍은 정확히 가운데 뚫었고 그 주위에 원 2개를 그린 흔적이 남았다. IAA는 이 원들이 눈을 모티브로 했다고 추측했다. 이런 형태나 재질의 액막이 원반이 지중해에서 여태 4개밖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조사 관계자는 "고대 선박들은 예기치 않은 폭풍을 만나거나 악명 높은 해적과 마주하는 일이 생각보다 잦았을 것"이라며 "선원들은 원반의 가운데 구멍에 납과 청동 못을 박아 선체에 단단히 고정하면 온갖 사악한 힘과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고 출항했지만 많은 이들이 수장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대나 중세 기록을 보면 상선의 난파나 조난이 심심찮게 벌어졌는데, 예로부터 세계 여러 국가의 주요 교역로였던 지중해에서 이런 부적이 4개밖에 나오지 않은 것은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