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나쁜 경험은 뇌의 구조는 물론 기능의 영구적 변화를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어린 시절 아이가 당하는 모진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성인이 된 뒤에도 영향을 끼치는 구체적인 이유가 밝혀졌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교 연구팀은 21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어릴 때 겪은 안 좋은 경험들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영원히 바꿔놓는다고 주장했다.

신경과학자 및 뇌과학자로 구성된 라드바우드대 연구팀은 부모의 학대나 사고 등 어린아이들이 불가항력으로 겪는 일들이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을 기획했다.

학대나 가정폭력 등 어린 시절 겪는 끔찍한 경험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영구적인 변화를 야기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출생 후 25세 또는 33세에 뇌 스캔을 실시한 성인 남녀 170명을 추려낸 뒤 이들이 어린 시절 어떤 경험을 했는지 개별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각 피실험자들이 유년 시절 겪은 고난과 역경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변화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트라우마의 종류에 따른 변화의 패턴도 특정됐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유년 시절 아이들이 겪는 끔찍한 경험이 야기하는 정신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실험 관계자는 "어린아이들은 가정폭력이나 감금, 임신 중 엄마의 흡연, 출산 시 합병증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쁜 경험을 할 수 있다"며 "이런 일들이 아이의 뇌에 악영향을 준다는 가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됐다"고 전했다.

트라우마는 인생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친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이렇게 야기된 뇌의 구조나 기능적 변화의 흔적은 어른이 된 뒤 불안 증세 같은 신경성 질환의 발병 여부를 예측할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사람들의 뇌 반응 패턴을 통해 정신질환 발병이 쉬운 사람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뇌가 괴로운 경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다 면밀하게 조사, 그 패턴을 정확히 알게 되면 다양한 불안 증세나 중증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힌트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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