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Bennu)'의 샘플이 마침내 지구에 들어온다.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OSIRIS-REx)'가 '베누' 샘플 채취를 위해 장도에 오른 지 7년 만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소행성 '베누'의 지표면 샘플을 담은 캡슐이 25일 자정(한국시간) 무렵 미국 유타 주 북서부에 자리한 미군 비행훈련장에 낙하한다고 전했다.
'베누'의 샘플이 든 캡슐은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에 실려 지구 대기권에 접근한다. 대기권 진입 전에 탐사선에서 분리된 캡슐은 홀로 지구상에 내려앉게 된다. '오시리스 렉스' 탐사선은 역추진해 소행성 '아포피스(99942 Apophis)'를 탐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오시리스 렉스'는 2016년 발사돼 2020년 소행성 '베누'에 착지했다. 암석으로 이뤄진 '베누' 표면을 굴착해 얻은 샘플의 양은 60~250g으로 추측된다. 지구 밖으로 나간 탐사선이 다른 천체에서 얻은 샘플 중에서는 가장 많은 양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회수한 소행성 '류구(Ryugu)'의 샘플은 5.4g이었다.
천문학계는 '베누' 샘플이 무사히 들어올 경우 지구에 충돌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연구가 급진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베누'를 통해 태양계의 형성 및 진화 과정에 얽힌 수수께끼가 여럿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NASA가 '베누'를 샘플 회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소행성이 비교적 오래됐고 지구와 가깝기 때문이다. '베누'는 연구 가치가 충분한 우주 광물을 품은 것으로 보이며, 태양광이 천체에 주는 영향을 알아보는 데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구로 들어온 '베누'의 샘플은 일단 미국 텍사스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서 분석할 계획이다. NASA는 '베누' 샘플의 분석 결과를 이르면 10월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NASA는 24일부터 공식 채널을 통해 '베누' 샘플 회수 과정을 생중계한다. NASA 관계자는 "'베누' 샘플은 '류구'와 마찬가지로 우주개발 협력 관계인 캐나다와 일본에도 보내진다"며 "남은 샘플은 보다 기술이 발달한 미래 세대의 소행성 연구를 위해 보존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