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미래 초대륙 판게아 프록시마가 출현할 무렵 지구는 사람이 살지 못할 지경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판게아 울티마라고도 부르는 이 초대륙은 아메리카 및 아프로 유라시아 대륙이 충돌하면서 대략 2억5000만 년 뒤 출현할 것으로 생각된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지질학 연구팀은 지난달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구상의 대륙은 지난 20억 년 동안 서로 충돌해 2억~6억 년 주기로 초대륙을 형성해 왔다. 이 사이클에 따라 현재 각 대륙은 수억 년 안에 다시 합쳐질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보고 있다.

판게아 프록시마는 2억 년 전 존재했던 판게아 대륙을 빼닮은 초대륙이다. 이전 판게아 대륙과 마찬가지로 동식물이 살지 못할 광활한 사막으로 뒤덮일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연구팀은 이 가설이 어느 정도 신뢰할 만 한지 실험했다.

2억5000만 년 뒤 형성될 것으로 추측되는 판게아 프록시마 <사진=AGU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Animation: How the next supercontinent will form' 캡처>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판게아 프록시마가 출현하는 시기 기후모델을 새로 작성했다. 그 결과 이 초대륙이 등장할 때 지구는 지금은 상상도 하기 어려울 만큼 건조하고 뜨거울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 관계자는 "태양은 지금보다 밝아지고 더 많은 에너지를 방사해 지구 온도는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초대륙 형성을 일으키는 지각변동 과정에 의해 화산 폭발 빈도가 높아지면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지구의 추가 온난화가 초래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판게아 프록시마가 탄생할 무렵 지구의 환경은 생명체가 살기 아주 어려울 것"이라며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의 2배, 태양 복사 에너지는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40~70℃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대륙 판게아 프록시마의 해비터블 존. 최소 8%로 계산됐다. <사진=브리스톨대학교·네이처 지오사이언스 공식 홈페이지>

인류를 포함한 포유류가 오래 살아남은 것은 모피와 동면 및 단기 휴면을 진화 과정에서 개발해 환경 변화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지구상 생물이 고온에 견디는 내성에 근거할 때, 포유류는 판게아 프록시마 출현 시 초대륙의 연안 및 고지대 등 약 8~16%에서 근근이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관계자는 "포유류는 생존 가능한 저온의 한계를 낮추도록 진화해 온 반면 온도 내성 상한치는 거의 일정한 상태"라며 "장기간 과도한 고온에 노출되는 환경은 인류에 있어 저온보다 훨씬 가혹하다. 이번 기후 시뮬레이션이 맞는다면 판게아 프록시마가 출현할 무렵 인류나 포유류는 거의 멸종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약 2억5200만 년 전 페름기 말 대멸종은 초대륙 판게아 프록시마와 같은 사이클에 발생했고, 지구 생물의 약 90%가 사라졌다"면서도 "다만 생명은 어떻게든 살아남는다는 점에서 초대륙이 출현해도 일부 종은 적응하고 자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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