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영봉이 즐비한 히말라야에서 6억 년 전 바닷물의 흔적이 발견됐다. 학계는 빙하기에 얼어붙은 고대 지구에 다양한 생물이 출현한 과정을 이해할 열쇠가 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인도과학대학교(IISc)와 일본 니가타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히말라야산맥의 광활한 지역에서 고대 바닷물의 흔적을 품은 6억 년 전 광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를 이끈 IISc 연구원 프라카슈 찬드라 아리아는 "이번 발견은 고대 바다의 타임캡슐을 손에 넣은 것과 같다"며 "광상 속의 바닷물 흔적을 분석한 결과 탄산칼슘과 탄산마그네슘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8개국에 걸쳐 있는 히말라야산맥. 고대에는 바닷속에 존재했다. <사진=pixabay>

학자들은 7억 년 전부터 5억 년 전 사이 닥친 빙하기로 지구 전역이 오랫동안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였다고 본다. 일명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 시기인데, 이후 어떤 이유로 산소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생물 다양성이 확대됐다. 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프라카슈 연구원은 "만약 고대의 바닷물을 입수한다면 지구에 어떤 극적인 이벤트가 벌어졌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보존 상태가 좋은 눈덩이 지구 시기 화석이 많지 않고 고대 바다 역시 소멸돼 관련 연구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학계는 고대 바다가 현재의 바다와 어떻게 다른지 그다지 많이 알지 못한다"며 "고대 바다가 산성이었는지 염기성이었는지, 양분이 풍부했는지 부족했는지, 따뜻했는지 차가웠는지조차 대부분 가설"이라고 덧붙였다.

히말라야 서부에서 발견된 고대 바다의 흔적. 마그네사이트에 바닷물이 갇힌 상태였다. <사진=프라카슈 찬드라 아리아·IISc 공식 홈페이지>

밀람 빙하에서 간고트리 빙하에 이르는 히말라야 서부의 광대한 지역에서 확인된 광상은 마그네슘 퇴적물이 결정이 되는 과정에서 작은 구멍에 바닷물이 스며든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은 이를 정밀 분석하면 지구에 닥친 극한의 빙하기와 관련된 다양한 의문점이 여럿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프라카슈 연구원은 "이번 발견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가설뿐이었던 고대 바다의 pH나 화학 조성, 동위원소 조성 등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며 "고대 바다의 진실에 다가가는 것과 동시에, 우리가 겪는 기후변화의 해법을 찾아낼지도 모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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