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억6100만 년 전 수중을 누빈 것으로 보이는 고대 올챙이 화석이 발굴됐다. 이 올챙이는 몸길이가 무려 16㎝에 달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아르헨티나 자연사박물관(BRNSM)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3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쥐라기에 서식한 거대 올챙이 화석이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발굴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고생물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분포하는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서 깃털이 난 공룡을 조사하다 올챙이 화석과 조우했다. 꼬리 길이만 7.6㎝, 몸길이 15.7㎝로 현생종보다 훨씬 큰 이 올챙이는 고대 개구리 노토바트라쿠스 데기우스토이(Notobatrachus degiustoi)로 확인됐다.
BRNSM 고생물학자 마우로 롤란도 박사는 "개구리는 양서류 중에서 무미목이라는 그룹으로 분류된다"며 "어릴 때는 올챙이지만(일부 예외도 있음) 성장하면 외형이 크게 변화하는 것이 무미목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개구리 화석은 2억1700만~2억1300만 년 전, 즉 후기 트라이아스기의 것"이라며 "올챙이는 약 1억4500만 년 전 백악기 샘플이 제일 오래된 샘플이었지만 이번 발견으로 기록이 깨졌다"고 덧붙였다.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노토바트라쿠스 데기우스토이가 여러 차례에 걸친 진화를 통해 거대화했다고 추측했다. 개구리와 올챙이 양쪽에서 거대화 증거가 모두 확인된 종은 매우 드물기에 노토바트라쿠스 데기우스토이의 올챙이 화석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롤란도 박사는 "새 화석을 통해 우리는 노토바트라쿠스 데기우스토이의 올챙이가 얕은 물에서 곤충을 여과 섭식한 점을 알 수 있다"며 "현대 올챙이의 특징이 당시부터 이미 존재한 사실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사는 "노토바트라쿠스 데기우스토이 올챙이 화석은 몸의 대부분과 꼬리 일부를 확인할 수 있고 눈과 신경, 앞다리 흔적도 남았다"며 "가장 놀란 것은 올챙이에 아가미 골격과 신경 등 연조직이 깨끗하게 보존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고대 올챙이의 신체 특징을 알게 해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무미목이 진화 초기부터 갖고 있던 기관들을 일부 특정한 것이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