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롭게 가공한 약 7000년 전 상어 이빨 2점이 인도네시아 고대 지층에서 발견됐다. 학계는 고대인들이 상어 이빨을 날카롭게 만들어 무기에 부착한 것으로 추측했다.

호주 그리피스대학교가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레앙 판닝게 및 레앙 불루 시퐁 동굴의 7000년 전 지층에서 나온 상어 이빨 2점을 소개했다. 분석 결과 이빨은 모두 흉상어과 뱀상어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각 이빨이 제법 정교하게 가공된 점에서 무기로 사용됐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의 생각대로라면 상어 이빨을 손질해 만든 복합적인 무기 표본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유물이 된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의 7000년 전 지층에서 나온 뱀상어 이빨. 제법 정교한 구멍이 나 있다. <사진=그리피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상어 이빨들은 호주와 인도네시아 역사·고고학자들이 공동 진행한 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그리피스대학교 마이클 랭글리 교수는 "과학적 분석과 실험 및 재현 결과 치아들은 모두 칼에 부착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날카로운 상어 이빨이 여럿 달린 칼은 실제 싸움이나 의식에 사용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두 표본이 8000여 년 전부터 술라웨시 섬 남서부에서 번성한 토알라 문화(Toalean culture)의 산물이라고 봤다. 토알라 문화는 수렵채집을 했다는 것 외에는 학계에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다.

랭글리 교수는 "뱀상어 이빨은 각각 1.5㎝와 2㎝로 구멍이 뚫려 있다"며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식물을 꼬아 만든 실과 접착제 같은 물질로 단단히 고정된 흔적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상어 이빨의 날카로운 부분. 화살표 방향으로 가공한 흔적이 남았다. <사진=그리피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상어 이빨의 끝부분에서는 돌조각 등으로 한 방향으로 가공한 흔적도 확인됐다"며 "이빨을 부착한 칼은 적을 공격하는 것 외에 특별한 의식에도 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대인이 가공한 상어 이빨은 세계 각지에서 발굴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나온 구멍이 하나 뚫린 뱀상어 이빨은 약 3만9500년에서 2만8000년 전의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는 9400년에서 7200년 전에 사용된 가공한 상어 이빨이 출토됐다. 이들은 모두 장식품으로 무기는 아니었다.

랭글리 교수는 "상어 이빨 무기는 일상생활에는 실용적이지 않았지만 전투에는 유용했다"며 "호주 퀸즐랜드 북부나 하와이에서 발견되는 고대 전투용 칼은 길쭉한 나무판에 상어 이빨을 박은 특이한 형태로 적의 옆구리와 엉덩이를 공격하는 데 사용됐다"고 전했다.

하와이에서 발견된 고대인의 무기. 넓적한 나무판에 날카로운 상어 이빨을 부착해 적을 공격한 칼이다. <사진=대영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교수는 "파푸아뉴기니와 미크로네시아 본토, 마야 문명의 발상지 멕시코 등 다양한 유적에서도 상어 이빨을 이용한 창, 칼, 곤봉 등의 무기가 여럿 나왔다"며 "이런 도구들은 고대인들이 돌은 물론 동물의 뼈를 가공해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7000년 전 토알라 사람들이 용감하게 뱀상어를 사냥한 점에도 주목했다. 랭글리 교수는 "뱀상어는 몸길이 6m까지 자라는 대형 상어로 매우 억세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으며 사람도 공격하는 위험한 종"이라며 "이들이 뱀상어를 사냥해 이빨을 취한 점은 토알라 사람들이 수렵채집에만 의존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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