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에 내심 기뻐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를 알아채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 제시됐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샤덴프로이데의 강도는 다크 트라이애드(Dark Triad)에 좌우되며, 이를 특정하는 방법은 대략 10개 전후라고 주장했다. 다크 트라이애드는 마키아벨리즘(marchiavellianism), 나르시시즘(narcissism), 사이코패시(psycopathy)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대체로 다크 트라이애드 경향이 강한 사람들이 반사회적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생긴 다른 사람들의 불행에서 더 큰 기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조사 관계자는 “샤덴프로이데의 복잡한 성질이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그 본질에 대한 적잖은 연구가 이뤄졌다”며 “이 독특한 감정 스펙트럼을 정량화하는 스케일은 전부터 고안됐는데, 우리는 12가지 항목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샤덴프로이데는 다크 트라이애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현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pixabay>

연구팀이 만들어낸 샤덴프로이데 체크 방법은 아래와 같다.
①사람이 넘어지는 코믹 영상을 즐겨본다.
②등장인물에 신체적 폭력이 가해지는 코미디를 즐긴다.
③넘어진 사람을 일으키기는 순간 속으로 비웃는다.
④가장 창피한 순간(most embarrassing moment)을 즐겨본다.
⑤행인이 유리문에 부딪히는 것이 유쾌하다.
⑥웃음거리가 되는 사람을 보는 것이 즐겁다.
⑦타인이 형편없는 성적을 받으면 좋겠다.
⑧다른 사람이 최악의 하루를 보내는 것이 통쾌하다.
⑨타인의 컴퓨터가 망가지면 기쁘다.
⑩승승장구하던 직원이 잘리는 것이 유쾌하다.
⑪다른 사람의 실패 자체가 기쁘다.
⑫누군가 아슬아슬하게 버스를 놓치면 웃긴다.

샤덴프로이데 수준을 가늠할 12개 질문이 제시됐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12개 항목을 이용하면 타인의 불행에 대한 반응에 얽힌 복잡함을 대부분 분석할 수 있다”며 “샤덴프로이데의 강도를 이해하면 인간의 심리에 관한 식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샤덴프로이데의 특성 중에는 사회적으로 무해한 것도 있고 본질적으로 해로운 것도 있다”며 “인생의 사소한 불운을 슬쩍 비웃는 것은 문제없지만, 자신의 샤덴플로이데 정도를 제대로 의식하고 체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리학자들은 다크 트라이애드의 정도가 심해지면 샤덴프로이데도 점점 노골적이 되며, 타인의 불행에 대놓고 기뻐하고 결국 악의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사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어떤 이의 샤덴프로이데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있다면 자가 진단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샤덴프로이데는 기본적으로 카타르시스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면 페시미스트나 냉소가, 혹은 더 사악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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