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될지 모를 외계생명체와 조우에 대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범지구적 매뉴얼을 정립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학자들은 지난달 2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외계생명체를 발견했을 때를 가정한 체계적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ASA 과학자들은 최근 미 국방부마저 민간이나 군인이 포착한 비행체 일부를 미확인비행물체(UFO)라고 시인하는  만큼 외계생명체 탐사에 대한 구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NASA에서 행성 탐사를 지휘하는 제임스 그린 박사는 “이미 5000개에 가까운 태양계 외행성이 발견됐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통한 본격적인 외계생명체 탐색이 시작된다”며 “광활한 우주 속 미지의 존재와 조우는 머지않은 미래에 닥칠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12월 우주로 발사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박사는 “만약 내일이라도 외계인과 마주하게 된다면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틀이 필요하다”며 “우리 세대가 지구 외 생명체의 증거를 발견하는 특권을 누린다면 거기에 맞는 책임도 따른다”고 강조했다.

NASA 학자들이 강조하는 틀은 지금까지 진행된 외계생명체 탐색 상 오류나 아쉬운 점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지구 외 생명체의 존재를 단계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구조’에 중점을 뒀다.

제임스 그린 박사는 “지금까지 외계인의 증거로 여겨진 발견들 중 거짓으로 판명되거나 증거가 부족한 사례는 사실 많았다”며 “중요한 것은 외계인이냐 아니냐 흑백으로 규정할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외계생명체 수색에 프로젝트의 진척도를 단계별로 평가하는 ‘기술성숙도(technology readiness level, TRL)’ 지표를 활용할 계획이다. 산업계 전반에서 활용되는 TRL은 프로젝트 핵심 요소의 기술적 성숙도에 대한 일관성 있고 객관적인 지표로 NASA가 처음 개발했다.

적잖은 과학자들이 우리 세대의 외계인 조우를 예견한다. <사진=pixabay>

아울러 학자들은 ‘CoLD(Confidence of Life Detection)’, 즉 생명체 검출 신뢰성이라는 지표를 더해 지구 외 생명체 검출 가능성을 자체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가장 낮은 수준에서는 잠재적 바이오 시그니처(외계생명체가 존재하는 증거가 될만한 물질이나 물리현상) 특정에 주목하고, 보다 높은 수준에서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측정에 주안점을 두는 방식이다.

제임스 그린 박사는 “이런 체계적 지표가 있으면 앞으로 발견될 지구 외 생명체의 증거를 알기 쉽게 표현할 수 있다”며 “과학자뿐 아니라 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 해석하기 쉬워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외계인의 존재를 일반에 전달할 적절한 방법이 있다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합리적인 기대를 키울 수 있다”며 “외계생명체에 관한 작은 발견에도 가치를 부여하고 실수로 밝혀져도 과학의 생산적 과정이라는 일반의 이해와 신뢰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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