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알 먹고 버티는 북극곰…"2100년 멸종 가능성"
2021-04-12 07:22

지구온난화에 따른 피해를 대표하는 동물 하나를 뽑으라면 아마도 1위는 북극곰일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극곰이 기후 변화로 인한 여파로 식단까지 바꿨다.

북극곰은 해빙 위에서 바다표범(물범)이나 바다코끼리 등 다른 포유류를 주로 사냥하지만, 가끔 육지에 올라가 순록이나 새를 잡아먹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북극곰들이 조류 번식기가 찾아오면 육지로 올라 '간식' 정도로 먹던 새알을 본격적으로 깨먹기 시작했다.

캐나다 윈저대학교 생물학자들은 참솜깃오리 번식지에서 알을 찾아다니는 북극곰의 행동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로열소사이어티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참솜깃오리의 털은 패딩용 충전재로 많이 사용된다.

참솜깃오리의 알을 깨먹느라 앞발이 노랗게 물든 북극곰 <사진=캐나다 자연과학 및 공학연구협회(NSERC) 공식 유튜브채널, 패트릭 야기엘스키 'Eggs on the polar bears' menu' 캡처>

연구팀은 최대 8000마리의 참솜깃오리가 알을 낳기 위해 모여드는 캐나다 북쪽 미티비크섬을 관찰했다. 이곳은 기후 변화로 최근 북극곰들의 남쪽 사냥터에 추가된 지역이기도 하다. 드론을 이용해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관찰이 가능했는데, 이를 통해 연구팀은 북극곰들이 섬에 있던 참솜깃오리 알을 거의 싹쓸이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북극곰이 처음에는 배설물로 뒤덮힌 새의 알에 손을 대는 것을 꺼렸으나, 시간이 지나며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패트릭 야기엘스키 교수는 "나중에 섬에 도착하는 곰들이 점점 더 빈 둥지를 발견하는 등 먹이를 찾는 데 많은 에너지를 허비했다"며 "이는 북극곰이 주요한 먹이를 얻기 어려워지면 덜 선호하는 먹잇감을 찾아다니지만, 그 결과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북극곰은 해빙이 일찍 녹아 바다표범 사냥이 어려워지자 육상의 식량 자원에 갈수록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배고픔을 이겨내지는 못하고 있다. 북극곰은 순록 1.5마리, 물고기인 북극곤들매기 37마리, 흰기러기 74마리, 흰기러기의 알 216개를 먹어야 바다표범 한 마리 정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먹이를 찾지 못해 비쩍 말라버린 북극곰 <사진=Kerstin Langenberger 페이스북>

한편, 지난해 7월 네이처에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2100년 이후 북극곰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진행되면 러시아와 알래스카의 북극곰은 2080년부터 번식이 어려워지며, 온난화가 현재보다 더 빨리 진행되면 캐나다 퀸엘리자베스섬의 북극곰 이외에는 모두 멸종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먹이가 줄면 생존율이 떨어질뿐 아니라 생식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히 북극곰들은 다른 종들과 달리 서식지가 파괴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연구는 밝혔다.

또 지금부터 지구온난화를 급격하게 늦추더라도 북극곰의 사냥터인 해빙 범위가 예전처럼 돌아가려면 25~3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북극은 현재 다른 곳보다 두 배 빨리 온난화되고 있다. 모든 북극 생물이 고통받고 있지만, 특히 포식자인 북극곰은 생존을 위해 더 고전할 수 밖에 없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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