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하나만으로 물을 증발시키는 실험 결과에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물이 오직 빛에 의해 증발하는 자세한 구조는 현재 확실하지 않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열에너지 없이 빛으로 물을 증발하는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광자가 물 분자를 끓이면서 증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했다.

일반적으로 물은 표면에 존재하는 분자가 충분한 에너지를 흡수해 기체로 변한다. 이런 물의 증발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에너지는 누구나 아는 것처럼 열이다. 지구의 경우 태양광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열에너지에 의해 바다나 강의 물이 순환한다.

오직 빛으로 히드로겔의 수분을 증발하는 실험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물을 분산매로 하는 히드로겔(하이드로겔) 관련 실험에서 지금까지 상식을 뒤엎는 현상을 발견했다. 히드로겔에서 수분이 증발하는 속도가 열량에서 산출한 값의 3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몇 가지 기본적인 실험 끝에 그 원인은 빛 자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히드로겔을 넣은 상자를 저울에 올려 정확한 무게를 잰 뒤 다양한 파장의 빛을 쐈다.

실험 관계자는 "히드로겔을 넣은 상자는 물론 실험 장치들은 모두 불필요한 열을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며 "실험 결과 물은 열에너지를 가할 때보다 훨씬 빨리 증발했다"고 전했다.

지구의 물은 태양에서 비롯된 열에너지에 의해 순환된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이번 실험을 통해 우리는 열에너지보다 빛이 수분을 빨리 날려버린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증발 속도는 빛의 파장에 따라 각각 달랐는데, 가장 빠른 것은 녹색 파장의 빛"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빛의 파장별로 물이 날아가는 속도가 다른 것은 수분이 오로지 빛에 의해 증발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빛에 의해 수분이 증발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모르지만 광자가 액체 표면의 물 분자를 끓게 만드는 '광분자 효과(photomoleculare effect)'의 일종이라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실험 관계자는 "우리가 확인한 현상은 엄격하게 관리된 실험실 내에서만 확인됐지만 구름이나 해수면 같은 자연계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광분자 효과를 이용해 해수 담수화 같은 유용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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