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아무도 없는 곳을 응시하는 것은 인간과 다른 감각 및 사냥 본능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카니시우스대학교 동물행동학자 말리니 수초크 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관찰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고양이는 이따금 아무것도 없는 곳을 바라보곤 하는데, 초자연적 존재를 알아챈 것이라는 주장마저 떠돈다.

연구팀은 고양이의 기묘한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평범한 집고양이 집사들을 무작위로 모집해 동의를 얻은 뒤 각 가정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고 고양이가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뭔가에 이끌리는지 들여다봤다.

고양이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응시하곤 한다. <사진=pixabay>

그 결과 연구팀은 고양이가 뛰어난 청각과 어두운 곳에서도 사물을 분별하는 시각, 그리고 사냥 본능 때문에 텅 빈 공간을 쳐다본다고 결론 내렸다. 

말리니 교수는 "고양이의 시각은 의외로 좋지 않고 색상 식별도 신통치 않지만 어두운 곳에서 물체를 판별하는 암시(暗視) 능력이 탁월하다"며 "고양이는 망막에 색상을 느끼는 원추체가 부족한 대신 간상세포가 발달해 어두워도 사물을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빛과 그림자의 경계에서 높은 대비가 이뤄질 때, 고양이의 시각이 반응하면서 아무도 없는 곳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며 "고양잇과 육식동물은 장단점이 공존하는 시각 때문에 주로 일출이나 일몰 전후 색상보다 콘트라스트에 의존해 사냥한다"고 덧붙였다.

고양이의 시각과 청각은 인간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사진=pixabay>

청각과 관련해서 말리니 교수는 "고양이는 가청 주파수를 초과하는 초음파를 귀로 감지할 수 있다"며 "인간은 최대 2만Hz(헤르츠)까지 알아듣지만 고양이는 최대 6만4000Hz대의 소리까지 귀로 잡아낸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는 바퀴벌레가 벽 속을 기어다니는 소리마저 듣는다"며 "사람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는 소리를 귀가 알아채기 때문에 여기에 이끌린 고양이가 가끔 한 공간을 응시하며 집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고양이 시각의 특징을 감안할 때 밤에는 암막 커튼으로 빛을 차단해 편히 쉬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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