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Apollo) 17호가 가져온 달의 암석에서 수소가 검출되면서 미 항공우주국(NASA)은 물론 여러 우주개발 주체들의 향후 달 탐사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NASA는 지난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아폴로 17호가 회수한 달 암석에서 수소를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수소 분자는 1972년 NASA가 추진한 아폴로 계획의 마지막 미션에서 아폴로 17호 비행사들이 달에서 채취한 샘플 '79221'에서 나왔다.

비행사들이 내디딘 달 토양에서 채취된 '79221'은 대략 152g이다. 뒤늦게 정체가 드러난 '79221' 속 수소는 항상 달 표면에 불어오는 태양풍이나 혜성의 충돌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발견은 현재 2차 미션이 진행 중인 NASA의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 해군연구소(NRL) 지질학자 캐서린 버제스는 "달 표면에 인간이 활용 가능한 수소가 있다는 가정 하에 '아르테미스' 계획이 일부 수정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마지막 유인 달 탐사였던 아폴로 17 미션 당시 우주비행사들은 달 표면을 촬영하고 번호를 매긴 뒤 암석 부스러기를 채취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달에는 우리가 아는 것을 포함해 여러 다른 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며 "어떤 물질이 달에 있다는 걸 알아내면 우주인들이 탐사선에 실어 나를 물자의 종류나 미션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1차 미션이 성공적으로 끝난 '아르테미스' 계획은 유인 우주선 '오리온(Orion)'에 비행사가 탑승하는 2차 미션을 앞두고 있다. 달로 탐사선이나 우주선을 보내기 전 자원의 유무를 파악하는 것은 우주 탐사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NASA도 이번 발견을 '아르테미스' 계획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캐서린 버제스는 "'79221'은 달의 남극이나 북극 외의 지역에서도 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달 전체에 풍부한 물이 있다면 우주인의 생명 유지가 보다 쉬워지고 지구와 달을 오가거나 더 먼 천체로 이동할 때 필요한 로켓의 연료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972년 아폴로 17 미션에서 월면차를 타고 주행하는 사령관 유진 서넌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어떤 천체에 존재하거나 그렇지 않은 물질을 인류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탐사선 발사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캐서린 버제스는 "달 극지 외의 지역에도 수소 분자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떠오른 만큼 '아르테미스' 계획은 당초 방향을 수정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달 탐사에서 인류는 달의 남극이나 북극 크레이터 내 영구음영 지역에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달의 극지 외에도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은 최근 여러 학자들이 제기했는데, 2020년 NASA의 비행기 천문대 '소피아(SOFIA)'가 얻은 관측 데이터는 이런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캐서린 버제스는 "아폴로 17호가 채취한 달 샘플은 최근 관심을 모으는 달 남극이 아니라 적도 부근에서 채취했다"며 "'소피아'의 관측 데이터대로 달 곳곳에 물이 존재한다면, '아르테미스' 계획의 착륙 지점부터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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